평소 호남의 좌편향을 비판해오던 광주광역시 출신 청년 의사 박은식(39)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이번 총선에 출마한다면 정율성공원 조성 사업이 진행 중인 광주 동·남구을에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지역에 보수의 가치를 내걸고 도전한다는 의미여서, 이번 총선 국면에 적지 않은 충격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은 지난 대선 당시부터 다양한 사회 현안을 조명하는 발언을 해왔다. 특히 자신의 고향이자 한국 사회의 가장 중요한 갈등 요소인 호남 문제에 대해 보수우파의 관점에서 비판하는 의견으로 주목을 끌었다. 국민의힘은 박 위원의 이런 영향력을 고려해 이번 총선 비례대표 자리를 제안했다. 그러나 당사자가 고사하고 지역구에서 정면 승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호남 문제는 지역 차별에서 출발했으나 이제 그런 차별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호남의 문제는 대한민국 정통성과 정체성을 부정하고 반(反)대한민국 주사파에게 기울어진 지역 분위기라고 봐야 한다. 산업화 소외와 5·18 피해 등을 감안해도 현재 호남의 분위기는 결코 정상이 아니다.

더욱 큰 문제는, 호남이 6공화국을 성립시킨 정치적 명분을 내세워 대한민국 전체를 호남의 논리와 명분, 정서로 점령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호남화’라고 불러야 할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대한민국은 존립이 위태로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위원 같은 호남 출신 애국 우파의 결단은 너무나 소중하다. 이런 결단이 우파 진영 전체에 파급될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은 이런 결단이 헛되지 않도록 박 위원의 출마와 선거운동을 전폭 지원해야 한다.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평소 5·18묘역은 뻔질나게 찾으면서, 험지도 아닌 사지(死地)에서 어렵게 보수 정치를 지켜온 호남 우파 정치인들에게 무슨 지원을 해왔는지 따져보면 배신감이 안 생길 수 없다.

당의 거물 정치인들의 호남 출마도 추진해야 한다. 광주광역시에 오랜 연고를 갖고 있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경우 지난 총선 당시 광주 출마를 적극 고려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김 전 대표의 치명적인 약점인 ‘탄핵의 강’을 건너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박은식 같은 젊은 호남 우파에게 부끄럽지 않으려면 그 정도 결단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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