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총국은 지난 14일 오후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를 장착한 고체연료 기반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극초음속으로 3000~5500km 정도를 비행하는 유도미사일이라는 의미다. 이를 탐지한 우리 군도 이번 미사일의 속도는 음속의 10배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했다.

이 미사일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첫째, 종전 액체연료를 추진체로 사용하는 미사일에서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로 개량됐다는 점이다. 액체연료를 주입할 때는 장시간 한곳에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신속성과 은밀성을 보장받기 어려운 단점이 있으나, 고체연료는 이를 극복할 수 있고 보관과 관리도 용이하다.

둘째는 대개의 방공 미사일은 마하 5 이내의 비행체를 요격하는 것에 맞춰 제작돼 있다.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실제로 마하 10을 넘는 극초음속으로 비행한 것이 맞다면, 현재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패트리어트-3 미사일로 요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저고도 요격용 패트리어트-3 미사일의 최대 속도는 마하 4∼5 정도다. 경북 성주와 괌 기지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최대 속도도 마하 8 정도여서 막아내기 쉽지 않다. 최종 실험을 거쳐 미사일이 양산되고 실전 배치될 경우, 우리 방공망을 뚫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북한의 최첨단 미사일 개발 시도는 이미 4~5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그동안의 성과는 미진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9월 김정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후 달라졌다. 무기와 선진기술을 교환하기 시작하면서 군사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하고 이번에는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김정은의 막말 공세도 더욱 극렬해지고 있다. 김정은은 15일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전쟁은 대한민국이라는 실체를 끔찍하게 괴멸시키고 끝나게 만들 것이며, 미국에는 상상해 보지 못한 재앙과 패배를 안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첨단 무기의 개발 성공을 보며 고무된 독재자의 수사적 공세로 보이지만, 우리도 모든 무기체계의 개발과 도입 시기를 앞당기는 등 만반의 대비를 갖추어야 할 시점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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