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세계 경제의 고정관념이 될까 두렵다. 삼성전자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그런데도 도무지 오르지 않는다. 국제 금융전문가들의 오래된 유머가 있다. ‘금융은 IQ가 200’이라는 것. 한국의 경제성장율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1%씩 하강한 지 오래 됐다. 신성장 산업으로 체질 개선은 덜 됐고, 상속세를 비롯해 국회가 풀어야 할 과제는 산더미인데, 거야는 윤석열·김건희 죽이기 외엔 관심이 없다. 한국의 정치가 경제를 먹어치우는 이 간단명료한 추세를 ‘IQ 200’들이 왜 모르겠나.

지금 우리 경제는 강력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은 2024년이 ‘청룡의 해’임이 실감난다. 새해 들어 일본 증시는 닛케이지수 40,000선 돌파를 예고하고 있다. 일본 증시가 1989년 12월 29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38,915.87을 경신한다면 ‘잃어버린 30년’에서 탈출하는 비상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의 경제성장률도 1%대에 맴돌고 있다. 올해도 1%대 수준일 것이다. 그런데도 닛케이 지수는 날아오른다. 전문가들은 ‘재팬 디스카운트 해소 대책’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본다.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에서 일본 증시는 한국 증시 이상으로 저평가됐다고 한다. 일본 증권당국은 이 부문에서 그동안 저평가 해소책을 가동하지 않다가 최근 들어 저팬 디스카운트 해소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증권당국은 기업들에 배당률 제고 등을 통해 PBR을 1배 이상으로 끌어올리도록 했다. 또 소액투자비과세제(NISA) 도입 등 증시 관련 세제 정비에 나섰다. 이 덕분에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가장 저평가된 5대 일본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외국 자본을 거침없이 끌어들이고 있다. 중국에서 탈출한 자본이 일본으로 밀려든다. 증권당국이 감세 정책을 유도하면서 금융이 실물을 주도하는 선순환 고리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대책도 시장원리와 같이 가야 한다. 순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환원율이 한국은 29%다. 미국은 92%, 선진국 평균 68%다. 개발도상국도 평균 37%라고 한다. 이래선 안된다. 증권 관련 체제 정비부터 서두르고 종합적인 해소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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