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2일 오후 경남 양산시내 한 영화관에서 영화 ‘길위의 김대중’을 지역 민주 당원들과 함께 단체관람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간 거래 의혹이 이 전 의원 공천과정에서도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검찰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문 전 대통령이 이 전 의원을 과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한 것이 문 전 대통령의 사위 특혜채용에 대한 대가였다는 의혹이 있었다. 여기에 더해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지난 21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도 문 전 대통령이 뒤를 봐줘 경선 없이 민주당 후보로 공천을 받았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20년 4월 치러진 총선에서 이 전 의원은 전북 전주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때 당내 경쟁자는 최형재 예비후보였는데,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최 예비후보를 컷오프(경선 배제)해 이 전 의원은 어렵지 않게 당 후보로 결정된 것이다. 최 예비후보는 앞선 2016년 총선에선 경선에서 이 전 의원을 눌렀고, 본선에선 정운천 새누리당 후보에 111표 차로 석패한 바 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최 후보는 "2016년 총선 패배 이후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지역구를 꾸준히 관리해 왔고 당시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었는데 별안간 컷오프 소식이 들려 정말 황당한 마음 뿐이었다"며 "컷오프 이유만이라도 확인을 하고 싶었는데 ‘사유 비공개’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검찰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와 민주당이 조직적으로 ‘이상직 밀어주기’를 한 것인지 의심하고 있다. 반면에 이 전 의원 변호인 측은 "2018년 서씨 취업을 2년 뒤 공천과 연결짓는 건 억측에 불과하다. 사실무근인 것으로 안다"는 입장이다.

문 전 대통령과 이 전 의원 간 유착 의혹은 이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된 것에서부터 불거진 바 있다. 검찰은 특혜 여부에 대한 수사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전주지검 형사3부(이승학 부장검사)는 25일 김종호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 9일엔 세종시 소재 대통령기록관을 대상으로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018년 3월 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이후 4개월 뒤인 그해 7월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씨가 타이이스타젯에 전무이사로 채용됐는데, 서씨는 항공분야 경력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타이이스타젯은 태국의 저가 항공사로, 이스타항공의 설립자인 이 전 의원이 실소유주로 의심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 법원이 최근 이 주장을 인정하면서 검찰의 관련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24일 전주지법 제11형사부(노종찬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원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먼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전 의원에 대해 "피고인은 이스타항공이 자본잠식 상태였는데도 사실상 독단적으로 타이이스타젯 설립을 결정했다"며 "보안 유지가 필요했다고 하더라도 경영진과 실무진 대부분을 배제하고 경영권 확보가 어려운 해외 저가 항공사를 설립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의사결정과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타이이스타젯이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이번 판결로 실소유주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대가성을 입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다만 서씨는 현재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와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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