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선언은 1978년이다. 동남아 등 화교들의 초기 자본 투자를 받고 각종 규제를 개혁하면서 중국적 시장경제를 본격 시작한 해는 1992년이다. 한·중 수교도 같은 해 이뤄졌다. 이듬해인 1993년 중국의 한국제품 수입은 전체 수입의 5.2%였다. 이후 30년이 지났다. 2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1625억 달러(약 217조 원)어치 제품을 수입했다. 전년보다 18.8% 감소했다. 중국 전체 수입의 6.3%다. 1993년 이후 30년 만의 최소치다. 중국의 국가별 수입국 순위에서도 한국은 2위에서 대만(7.8%), 미국(6.5%)에 이어 3위로 밀려났다.

한국은 2013~2019년 7년 연속 중국의 최대 수입국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점유율은 2017년 9.9%, 2019년 8.4%, 2022년 7.4%로 해마다 줄었다. 왜 이렇게 됐을까. 간단하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지난 30여 년 중국은 열심히 기술 개발에 나서 한국을 따라잡았다. 이제는 스마트폰·자동차도 그냥 중국산을 쓴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자체 기술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국제 경제 구조에도 변화가 발생했다. 한국이 중간재를 수출하면 중국이 가공해 완제품으로 파는 국제 분업 구조가 붕괴한 것이다. 석유화학·철강·석유제품 등 우리의 주력 수출 품목이 설 자리를 잃었다. 게다가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국제 공급망이 심각하게 교란됐다.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격감의 충격이 가장 컸다. 지난해 중국의 한국제품 수입이 2022년 대비 18.8%까지 감소한 배경이다.

중국은 2010년대 중반부터 ‘중국 제조 2025’를 내세워 제조업 육성에 나섰다. 그 결과 첨단 반도체와 일부 디스플레이 제품을 제외하면 사실상 경쟁력 있는 한국산 제품이 거의 없어졌다. 우리의 새로운 산업으로 각광받는 2차전지는 지난해 한국이 중국에서 83억 달러를 수입했다. 우리 수출액(5억 달러)의 16배다.

미국은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3.3%(연율 기준)였다. 미국 경제 규모는 우리의 15배다. 일본도 2.0% 성장했다. 우리나라 성장율은 1.4%다. 왜 이렇게 됐나? 두말할 것 없다. 정치가 경제를 잡아먹었기 때문이다. 정답은 모두 알고 있다. 4·10 총선에서 여당이 안정 의석을 확보해 혁신성장을 하는 것. 이외에 한국이 살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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