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정세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계기로 이란이 후원하는 반이스라엘·반미세력이 준동하면서, 중동정세가 국제적 확전으로 치닫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이란이 지원하는 하마스·헤즈볼라·후티 반군과 이라크 이슬람 저항세력은 이스라엘 시온주의 정권 타도를 목포로 연대하고 반미 공동전선을 펼친다. 이들은 가자전쟁 이후 이스라엘과 미군 기지를 계속 공격하고 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막으려고 이스라엘 북쪽을 향해 로켓을 발사했다. 예멘의 후티반군은 아덴만에서 홍해로 들어가는 길목인 바불만답 해협을 막았다. 이스라엘과 관련된 상선과 화물의 이동을 차단하면서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 후티 반군은 국제무역선을 로켓으로 공격해 국제무역로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미국은 후티 반군을 국제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영국과 함께 폭격을 가했다.

이란은 지난 1월 15일 이라크 쿠르드 지역 중심 도시 에르빌의 한 건물을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거점이라며 파괴했다. 또한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이 반이란 성향의 발로치족과 반시아파 성향인 IS(이슬람국가)를 지원한다고 보고, 파키스탄 발로치 지역과 시리아 이들립의 IS거점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반미·반이스라엘 세력은 미군기지에 총 165차례 공격했다. 1월 28일 이라크 국경지대의 미군기지에 친이란 민병대인 카타이브 헤즈볼라가 드론 공격을 해 미군 3명이 사망하고 40여 명이 크게 다쳤다. 이에 미국은 지난 3일 친이란 세력 거점 85곳을 폭격하고 추가로 공습을 예고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최근 가자전쟁 이후 중동을 5번째 방문해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알 수 없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군 3명이 목숨을 잃은 것은 큰 재앙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보복하겠다고 이란을 정조준하자 이란이 일단 꼬리를 내렸다. 이란은 의외로 강경한 미국의 태도에 놀라 혁명수비대를 국내로 불러들였다. 미국도 이란 본토를 공격할 의도는 없어 보인다. 문제는 이란과 친이란 세력이 내부에서 벌이는 반미·반이스라엘 이데올로기 경쟁이다. 우리도 11월 미 대선까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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