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을 바라보는 국민 시선이 따갑다. 최근 카타르에서 열린 AFC아시안컵 대회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게 무기력하게 패한 것이 시작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장 손흥민과 신세대 이강인 사이의 폭력 의혹까지 불거졌다. 아예 리더십을 포기한 클린스만 감독 문제는 덤이다.

축구공은 둥글다. 경기 결과만 갖고 대표팀을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컵의 졸전은 선을 넘었다. FIFA 랭킹 23위 대한민국과 87위 요르단과의 경기는 작심하고 연출해도 만들기 어려울 만큼 졸전이었다.

우리 대표팀에는 손흥민 외에도 김민재·조규성·이강인·황희찬 등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다. 반면 요르단에는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알 타마리 한 명이다. 이 선수의 소속 클럽 내 존재감도 우리 선수들과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미미하다. 하지만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보면 알 타마리가 메시 같고, 우리 국가대표들이 아시아 클럽 소속인 것 같았다.

곪은 종기는 대회가 끝난 후 터져나왔다. 영국 대중매체 <더 선>이 요르단전 전날 손흥민과 이강인이 다투다가 손흥민이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이후 봇물 터지듯 쏟아진 보도에는 이강인이 대선배이자 주장인 손흥민의 지시를 거부하고 주먹을 휘둘렀다는 내용조차 있다. 결국 이강인이 SNS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밤새워 아시안컵 경기를 보며 대표팀을 응원하던 국민은 실망을 넘어 분노한다.

축구는 대표적인 단체경기로 조직력이 우선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폭력 사태도 결국 클린스만의 리더십 문제다. 이 자의 역량에 대해서는 독일에서 이미 정평이 난 상태다. 이런 자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발탁한 경위를 투명하게 밝히고 책임질 자는 책임지게 해야 한다. 감독 해임에 따른 위약금도 그자들이 부담하는 게 맞다.

대한축구협회의 올해 예산은 1876억 원이다. 지난해보다 295억이나 늘었다. 스포츠 단체 가운데 단연 원톱이다, 축구협회의 거대한 예산은 국민의 애정과 지원의 결과다. 우수 선수에 대한 병역 면제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국가대표팀은 최소한의 공인의식과 윤리를 갖춰야 한다. 클린스만은 해임하고 대표팀을 재구성해야 한다. 2026년 월드컵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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