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오른쪽) 전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과 최치현 전 청와대 행정관이 지난 17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사 앞에서 삭발하며 광주 광산을 경선 과정 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주 4차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폭풍전야의 분위기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노웅래 의원 등의 공천 문제를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계속 미뤄지고 있는 현역 의원 하위 20% 평가자 컷오프(공천 배제) 명단이 이번 주에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새 술은 새 부대에"라며 대폭 물갈이를 예고했지만 이미 당의 공천기준이 신뢰를 잃어 컷오프 당사자들의 반발은 불보듯 뻔하다는 게 여권의 시각이다.

지난 15일 3차 심사 결과 발표 후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다음 발표에 대해선 "다음 주 초 정도 되지 않겠나"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은 아직 현역의원 탈락자 명단을 발표하지 않았다. 김 의원도 "논의한 순서대로 발표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논란의 소지가 없는 그런 지역들부터 발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천 논란의 핵심에 있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선 민주당 공관위가 서울 송파갑으로 이동 배치한다는 소문이 흘러나왔지만 임 전 실장은 중·성동구갑 출마를 고수하고 있다.

그는 전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반드시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심판하고 당원 동지 여러분과 함께 감동이 있는 승리를 만들겠다"며 "지난 2012년 총선 시기에 당의 분란을 수습하기 위해 사무총장직을 사퇴하며 공천과 함께 지역구를 반납한 적이 있다. 사퇴보다 힘들었던 건 당원들과의 이별이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운명처럼 다시 성동에 돌아왔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끈끈하게 혼연일체가 돼 있다"며 "임종석이 또 다시 성동의 당원과 지지자들께 아픔을 드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텃밭인 광주에선 민형배 의원을 경선에 붙인 게 오히려 꼼수라며 당사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광주 광산을에 공천을 신청한 최치현·김성진 예비후보는 16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역 의원(민형배)과 함께 경선 후보로 확정된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자리 수인 약체 후보였다"며 "이걸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15일 민주당은 광주 광산을에 현역으로 있는 민 의원과 정재혁 예비후보를 경선 붙이기로 결정했는데, 정 예비후보가 가장 약체라 사실상 민 의원 단수공천과 다름없다는 얘기다. 최·김 두 예비후보는 17일 "오늘 피끓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경선 후보 심사 결과는 공정과 상식은 사라지고 광주정신과 민주주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으며 정의롭지도 못하다"고 주장하면서 삭발했다.

김형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은 18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했는데, 안민석 의원이나 정성호 의원 같은 친명계 헌술은 버리지 않고 새 술만 요구하는 데 대한 반발이 있다"며 "국민의힘은 적어도 겉으로는 용산의 헌술을 버리고 있어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고 말했다.

정가에선 이언주 전 의원의 민주당 입당 이유에 대해서도 의심이 나온다. 명분은 ‘반윤의 결집’이나 실상은 친문의 제거에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정옥임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보면 어떻게 하면 당의 권력을 장악할 것인가에 대해 애를 쓰고 있는데 그 모습을 유권자들이 어떻게 볼 지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지금 민주당은 누구는 빼고 여론조사를 돌렸다는 등 비밀스러운 얘기가 다 흘러나오고 있는데 이런 게 언론에 보도되는 것 자체가 당의 단합을 해치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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