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영토 점령지역. 2023.02.20일. /AP=연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영토 점령지역. 2023.02.20일. /AP=연합

2022년 2월24일 새벽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간 지속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1일(현지시간) 서방국 관리들의 최근 전황 평가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전쟁에서 승리해 우크라이나를 패퇴시키고 러시아 아래 복속시키려는 의도를 여전히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최근 러시아군은 점점 기세를 올리고 있다.

지난주 17일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요충지인 동부 아우디이우카에서 철수하면서 러시아 측의 자신감이 더욱 고양된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아우디이우카의 전반적인 상황은 절대적인 성공"이라고 평가하며,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에게 아우디이우카 함락을 기반으로 삼으라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연합(EU)등 서방국들이 러시아에 가한 각종 경제 제재도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러시아가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7.5%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전시 경제 체제’로 성공적인 전환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영국의 4대 메이저 정론지이며 중도진보주의 성향의 가디언(Guardien, 1821년 창간, 런던)은 "러시아 정부는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공장을 24시간 가동하고, 수십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에스토니아 정보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해 450만 개의 포탄을 생산할 수 있다고 추정된다. 반면 유럽은 포탄 100만 개 공급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600억 달러(약 80조 원) 규모의 예산안은 야당인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서방의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체 전선에서 러시아의 포격이 우크라이나의 5배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또한 러시아는 오는 11월 대선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자신이 재선할 경우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당한 영토를 포기하고 평화협정에 서명하도록 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공개적으로는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을 차기 대통령으로 선호한다고 밝혔지만, 본심을 가리기 위한 일종의 위장 화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디언은 "푸틴은 전장에서 최소한으로 움직이며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복귀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군 사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정보 당국에 따르면, 전쟁이 시작된 후 사망하거나 부상한 러시아 군인은 31만5천명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측 사상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지난해 여름 추정치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상자 17만~19만 명을 포함해 양측 사상자는 5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핵무기 소형화, 탄도탄 발사 잠수함, 현찰 등을 받으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의 북한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연합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핵무기 소형화, 탄도탄 발사 잠수함, 현찰 등을 받으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의 북한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연합

유럽연합(EU) 27개국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러시아에 미사일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북한을 제재안 명단에 처음 추가했다.

EU는 기존에도 인권 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 등과 관련, 북한 고위인사 등에 대해 제재를 부과했으나 이번 제재안이 최종 승인되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첫 대북 제재가 된다. EU 상반기 순환의장국인 벨기에 정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EU 27개국 상주대표가 제13차 대(對)러시아 제재 패키지에 합의했다며 "역대 EU가 채택한 것 중 가장 광범위한 패키지"라고 밝혔다.

어어 우크라이나 전쟁 2주년인 오는 24일에 맞춰 공식 승인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벨기에 정부 당국자는 연합뉴스에 "새 대러시아 제재 패키지에는 북한도 포함돼 있다"고 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다만 공식 승인, 관보 게재 전까지는 세부 내용 공개가 제한된다고 말했다.

AFP 통신이 입수한 초안에 따르면 북한 국방상이 러시아에 대한 미사일 제공과 관련 제재 명단에 추가됐다. 북한 기업 일부도 같은 이유로 제재 명단에 포함됐다고 유로뉴스는 보도했다. 이날 합의된 제13차 대러시아 제재안에는 중국 본토에 소재한 기업도 처음으로 포함되는 등 총 200여건의 개인·기관·법인이 추가됐다. 부문별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 중인 드론 부품 조달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벨기에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EU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이날까지 총 13차례 광범위한 제재 패키지를 채택했다. 이번 신규 제재를 포함해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린 개인·기관·법인은 2000건을 넘는다.

이번 제재 패키지 논의 과정에서 친러시아 성향인 헝가리가 추가 협의를 요구했으나 최종 협의에서 반대하지 않아 만장일치로 합의가 이뤄졌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번 패키지를 통해 우리는 국방·군사 분야에서 제재 우회에 관여하는 업체들에 맞서 더 많은 조처를 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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