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舊 현대상선) 인수 실패의 고배를 마신 하림그룹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사업 참여를 위해 8년 전 사들인 부지가 1조원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하림과 서울시에 따르면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사업은 다음 주중 물류단지 지정 승인 고시가 날 예정이다. 당초 서울시는 1월 말에 고시를 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조치계획서를 보완하는 절차가 길어지면서 발표가 한 달가량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은 서초구청 건축 인허가 절차를 거쳐 내년에 착공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 사업은 부지 면적 8만6000㎡, 연면적 147만5000㎡에 달한다. 용적률 800%를 적용해 지하에는 스마트 물류센터를 짓고 지상엔 58층짜리 아파트와 49층 오피스텔 그리고 호텔, 백화점, 상가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아파트는 4개 동 998세대로 오피스텔은 972실이다. 물류 시설은 30%를 차지하고 백화점 등 판매시설은 20%, 연구개발(R&D) 등 지원시설은 50%다. 사업비는 땅값과 건축비를 합쳐 6조8712억원이다.
하림그룹이 사업비 외에 공공기여 등으로 추가 부담하는 금액은 7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림그룹은 이 금액을 공사 진행 과정에서 나눠 낼 것으로 보인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공공기여금은 토지 가액의 25%인 4000억원이다. 공공기여금은 개발이익을 환수해 주변 기반 시설에 쓰는 것으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1000억원, 연구개발(R&D) 시설 1000억원 등이 포함된다. 이 밖에도 신분당선 역사 신설, 경부고속도로 램프 4곳 설치 등 교통혼잡을 줄이기 위한 교통개선 분담금이 880억원 이상이다.
하림그룹은 지난 2016년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를 4525억원에 매입하고 물류단지 개발을 추진해 왔다. 이 부지는 탁상 감정 결과 1조6000억원으로 평가됐다.
하림그룹은 토지 가격을 포함한 자기자본 2조3000억원 외에 금융기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6500억원과 3조8000억원의 분양 수입으로 사업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하림그룹 관계자는 "우리는 땅을 다 사놓은 거라 땅에 돈이 들어갈 것이 없고 내년 하반기부터 분양으로 자금이 나올 것"이라며 사업 자금 조달 계획에 이상이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 기자명 장준성 기자
- 입력 2024.02.22 16:57
- 수정 2024.02.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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