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인 달탐사선 ‘멍저우(夢舟)’. 멍저우는 ‘꿈의 배’라는 뜻으로, 2030년까지 2명의 우주인을 태우고 달에 착륙하는 것이 중국의 목표다. /CCTV
중국의 유인 달탐사선 ‘멍저우(夢舟)’. 멍저우는 ‘꿈의 배’라는 뜻으로, 2030년까지 2명의 우주인을 태우고 달에 착륙하는 것이 중국의 목표다. /CCTV

심우주 탐사의 전초기지이자 고부가가치 우주광물 채굴의 테스트베드로 주목 받고 있는 달의 패권을 거머쥐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문 레이스가 본격 막을 올렸다. 미국이 일찌감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통해 2026년 9월 유인 달 탐사선 발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도 2030년까지 달에 사람을 보내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하며 우주굴기의 영역을 달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 24일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오는 2030년까지 달에 보낼 유인 우주선과 달 표면 관측에 나설 탐사선(탐사로봇)의 명칭을 공식 확정했다. 2000여건의 공모를 받아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정해진 유인 우주선의 명칭은 ‘꿈의 배’라는 뜻의 ‘멍저우(夢舟)’다.

멍저우에는 유인 달 탐사가 중국인의 꿈을 담아 우주 탐사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는 의미와 함께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와 화물 우주선 ‘톈저우(天舟)’의 시스템을 계승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또한 중국은 멍저우와 함께 2명의 중국 우주인을 태우고 직접 달 표면에 착륙해 탐사에 나설 탐사로버의 명칭도 정했다. ‘달을 잡고 장악한다’는 뜻의 ‘란웨(攬月)’다. 란웨는 마오쩌둥 전 주석이 쓴 시에 나오는 구절인 ‘구천에 올라 달을 딴다(可上九天攬)’는 데서 따왔다.

CCTV는 멍저우와 란웨의 명칭에 대해 "우주를 탐험하고 달에 착륙하는 중국인의 영웅심과 자신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우주 굴기를 외치며 2022년말 우주 공간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우주정거장 ‘톈궁’을 완공한 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활용에 나서고 있다. 이번 발표는 우주정거장 건설 프로젝트가 마무리됨에 따라 달 착륙을 다음 목표로 삼아 본격 속도를 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중국 우주당국도 ‘멍저우’와 ‘란웨’, 그리고 이들을 달까지 쏘아 올릴 우주발사체 ‘창정(長征)-10호’ 등의 시제품 제조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 러시아 등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2010년대 이후 달 탐사 분야에서는 가장 앞서나가는 국가로 꼽힌다.

실제 중국은 2007년 무인 우주탐사선 ‘창어 1호’로 달 탐사를 시작해 2013년 ‘창어 3호’가 달 앞면 착륙에 성공했다. 이어 2019년 1월에는 창어 4호를 통해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에 인류 최초로 착륙했다. 이로써 중국은 세계 최초로 달 앞면과 뒷면의 착륙에 모두 성공한 첫 국가가 됐다. 여기에다 2020년에는 ‘창어 5호’가 달의 토양 시료를 채취해 지구로 귀환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다만 중국이 지금까지 달에 보낸 탐사선은 모두 무인이다. 유인 탐사 경험이 전무한 만큼 멍저우 프로젝트가 성공으로 귀결될지는 예단키 어렵다. 그럼에도 중국은 멍저우 발사에 앞서 이르면 2027년께 달에 무인 연구기지를 설립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유인 달탐사는 미국보다 늦더라도 달기지 건설에서는 한발 앞서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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