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이 4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정당의 공천 결과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의 공천은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유행어가 될 정도로 이재명 친위부대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현역 의원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아 다른 측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 공천은 시스템 공천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편향됐다는 지적이 많다. 25일 발표된 7차 공천 심사 결과에서 친명 의원들은 대거 단수 공천을 확정받았다. 서영교(서울 중랑갑), 정청래(서울 마포을) 의원 그리고 이재명의 최측근으로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경기 수원병)과 수석대변인 권칠승(경기 화성병) 의원 등이다.

특히 정책위 의장인 이개호 의원은 현역 지역구인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에 단수 공천됐다. 민주당은 ‘텃밭’인 호남의 경우, 경선을 원칙으로 내세웠지만 그마저 노골적으로 무시한 것이다. 반면 비명으로 꼽히는 광주 서갑 송갑석, 대전 대덕 박영순, 경기 고양정 이용우, 충북 청주 흥덕 도종환 등은 경선에 내몰렸다.

이런 공천 파행은 민주당의 총선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이 뒷걸음질하는 것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어느 비명계 의원은 "공관위는 지도부 허수아비"라며 "민주당을 말아먹으려고 작심하고 온 사람들이 아닌 이상 이런 식으로 일하면 안된다"고 거칠게 비판했다. 한 초선 의원은 "이렇게 ‘공천 전횡’을 해도 이긴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국민의힘은 정반대다. 애초 윤석열 대통령의 영향력이 점쳐졌던 대통령실 참모들이 정우택·이종배·박덕흠·장동혁·엄태영 등 현역 의원들에게 패배한 것이다. 35% 감산을 받았는데도 승리한 현역 의원도 있다. 민주당과 달리 시스템 공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에서 신인들의 씨가 마르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그것이다.

신인이 사라진다는 것은 당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새로운 피가 수혈되지 않는 집단은 일종의 근친교배에 따른 부작용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당의 저변이 좁아진다는 얘기이다. 시민사회의 유능한 인재들을 찾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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