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역외영토 고립 심화...30년 만에 나토 확장 '중대 분기점' 평가
우크라전에 비동맹 중립노선 폐기...가입 신청 1년 9개원 만

핀란드에 이어 26일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했다. /연합
핀란드에 이어 26일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했다. /연합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26일(현지시간) 사실상 확정되면서 북유럽 안보 지형 재편이 가시화하고 있다. 헝가리 의회가 26일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가결함으로써스웨덴은 나토 합류를 위한 30개 모든 회원국 동의를 확보했다. 스웨덴은 나토 집단방위 5조를 적용받게 된다.

나토 군사 동맹의 핵심인 제5조는 ‘회원국 일방에 대한 무력 공격을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필요시 무력 사용을 포함한 원조를 제공한다’고 규정한다. 스웨덴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같은 해 5월 200년 넘게 고수한 비동맹 중립 노선을 폐기하고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 신청서를 냈다. 핀란드는 이후 약 11개월 만인 작년 4월 31번째 회원국이 됐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스웨덴은 이제 32번째 나토 동맹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나토는 스웨덴을 동맹으로 품으면서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발트해에서 러시아를 완전히 포위하는 형세를 갖추게 됐다.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까지 합류하면서 나토와 접한 러시아 국경선은 기존보다 2배가량 늘어나게 됐다. 또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맞닿은 전략적 요충 발트해를 나토 동맹국이 사실상 포위하는 형세가 됐다.

발트해 연안에는 나토의 적국인 러시아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 및 러시아 본토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접해 있다. 그중에서도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의 핵심 군사기지로 꼽힌다. 이곳과 인접해 있는 리투아니아 등 나토 회원국들은 수년 전부터 러시아가 칼리닌그라드에 핵무기를 배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안보 불안감을 호소해왔다. 나토는 향후 스웨덴 동남부에 있는 고틀란드섬을 주축으로 러 위협에 맞선 방어선을 재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은 1814년 마지막으로 전쟁을 치른 이후 200년 넘도록 비동맹 중립 노선을 견지한 나라다. 북유럽의 대표적 군사 강국으로 꼽히는 스웨덴은 향후 나토 전략틀 안에서 방위 전략 재편·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X를 통해 "역사적인 날"이라며 "우리는 이제 나토의 안보를 위한 책임을 함께 공유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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