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국경 강화 예산안 무산되자 트럼프 맹비난
트럼프, “이민자가 미국 피 오염” 강경 발언 쏟아내

불법 이민이 심각한 문제라는 답변율. 공화당지지자 91%, 중도 58%, 민주당 지지자 41%, 전체평균 61%. 2024.02.26. 몬머스대 여론조사 결과 캡처. /연합
불법 이민이 심각한 문제라는 답변율. 공화당지지자 91%, 중도 58%, 민주당 지지자 41%, 전체평균 61%. 2024.02.26. 몬머스대 여론조사 결과 캡처. /연합

민주·공화 양당이 3월5일 수퍼화요일 예비선거에 앞서 열리는 어제 27일 미시간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11월 미국 대선에서의 재대결이 확실시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남부 텍사스주의 국경 지역을 나란히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주민 폭증으로 이민 정책 문제가 2024년 미대선의 주요 정책 문제로 부각되자 공화·민주 양당은 서로에게 정치적 책임 문제를 제기하고 정책 이슈 선점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월간 단위로는 역대 최고치인 30만2천명이 불법 입국하는 등 불법 이주민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불법 이주민 문제는 대선 표심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갤럽의 지난 14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들은 ‘불법 이민’(19%)을 그 이유로 가장 많이 꼽았다.

몬머스대가 지난 8~12일 902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1%가 불법 이민 문제가 심각한 이슈라고 답했다. 이는 같은 유형의 여론조사를 실시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응답자의 53%는 국경 장벽 건설을 찬성했는데 찬성률이 50%를 넘은 것도 2015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이런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은 수세에 몰린 상황이지만 국경통제 강화 방안 등이 포함된 패키지 안보 예산이 공화당 강경파의 반대로 무산된 것을 계기로 공세로 전환한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민 정책 강화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사람이 일주일 기준으로 하루 평균 5천명이 넘거나 하루 8천500명이 넘을 경우 국경을 폐쇄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NYT는 보도했다.

2023년 1월 미국 남부 국경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 /AFP=연합
2023년 1월 미국 남부 국경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 /AFP=연합

또한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브라운즈빌에서 520㎞ 정도 떨어진 이글패스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국경 정책 실패를 강도 높게 비판할 것으로 예상되며, 또한 트럼프는 재선시 고강도 반(反)이민 정책을 실시할 것을 재차 공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2023년 12월 유세에서 불법 이민자에 대해 "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고 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출생 시민권제(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에게 미국 국적을 자동 부여하는 것) 폐지, 대규모 불법 이주민 추방, 이슬람국가에 대한 입국 금지 확대 등의 강경 이민 정책을 공약한 바 있다.

이어 "부패한 조 바이든의 국경 침공은 우리 나라를 파괴하고 국민을 죽이고 있다"라면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즉각 국경을 봉쇄하고 침공을 중단시키며 취임 첫날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범죄자 추방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은 지난 13일 국경통제 실패를 이유로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 처리하는 등 국경 안보 문제를 쟁점화하고 있다.

평소 불법이민과 국경정책에서 강경한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은 대통령 재임기간 인도주의에 바탕한 관대한 불법 이민 대응으로 대부분의 공화당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과반수 이상의 민주당 지지자들에게까지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낙태 이슈에서 과반수이상의 절대적인 여성지지 유권자층을 가진 바이든 대통령은 본인의 최대 약점인 불법이민 이슈를 이번 29일 미남부 국경방문과 함께 이민정책 강화안 발표등으로 국면을 타개할 수 있을지 이번 재선의 승리여부가 걸린 최대 이슈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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