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김옥빈·박정민 주연 ‘일장춘몽’
배우들 “폰으로 찍었지만 퀄리티 좋아”

 
세계적인 거장 박찬욱 감독이 다시 한번 아이폰을 들었다. 2011년 아이폰4로 촬영한 '파란만장'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 단편영화상을 받은 박 감독은 이번엔 아이폰13 프로를 가지고 약 20분 길이의 영화 '일장춘몽'을 찍었다. 사진은 '일장춘몽'의 배우 박정민(왼쪽부터), 김옥빈, 유해진. /연합
세계적인 거장 박찬욱 감독이 다시 한번 아이폰을 들었다. 2011년 아이폰4로 촬영한 '파란만장'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 단편영화상을 받은 박 감독은 이번엔 아이폰13 프로를 가지고 약 20분 길이의 영화 '일장춘몽'을 찍었다. 사진은 '일장춘몽'의 배우 박정민(왼쪽부터), 김옥빈, 유해진. /연합

박찬욱(59) 감독이 두 번째 아이폰 촬영작을 내놨다. ‘파란만장’에 이어 두 번째다. ‘아이폰13 프로’로 찍은 약 20분 길이의 영화 ‘일장춘몽’을 18일 애플 유튜브 채널에 무료 공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아이폰의 뛰어난 카메라 성능을 보여주기 위한 애플의 ‘샷 인 아이폰’(Shot on iPhone) 캠페인 일환으로 진행됐다.

"진보한 기술이 탑재된 기계로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어 (일장춘몽)을 찍게 됐다. 작은 전화기로 영화를 찍는다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자유롭다는 거였다. 딱 하나의 장르가 아닌,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러다 보니 마당극 같은 이야기, 마음껏 노는 ‘잔치판’ 같은 영화를 구상하게 됐다." 박 감독의 설명이다.

‘일장춘몽’은 마을의 은인 흰담비(김옥빈 분)의 관을 만들 나무를 구하러 장의사(유해진)가 무덤을 파헤치는데, 그 바람에 무덤의 주인인 검객(박정민)이 깨어나면서 일어나는 소란을 그린 무협 로맨스 영화다. 김우형 촬영감독과 장영규 음악감독도 의기투합했다. 제작진·출연진 모두는 모든 샷을 아이폰 하나로 찍었는데도 최고급 화질이라는 사실이 매우 놀라웠다고 입을 모았다. 과거엔 필수적이던 빛·조명·렌즈 등 관련 장비 없이 핸드폰 하나로 거둔 성과였다. 드라마·영화, 광고 제작 등 전문 분야의 진입장벽이 낮아진다는 신호다. 능력과 열정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감독 또는 제작자가 될 수 있다.

한편 ‘일장춘몽’을 통해 박 감독과 첫 호흡을 맞춘 배우 유해진은 "감독님의 영화에 불러주셔서 감사하다. 휴대전화로 찍는 영화의 퀄리티가 궁금했는데, 깜짝 놀랄 만큼 좋았다"고 강조했다.

박정민은 "처음 연락받고 ‘띠용’ 했다. 심장 뛰는, 꿈 같은 일이었다"고 한다. 두 번째로 박 감독 영화에 출연한 김옥빈 역시 나름의 감동을 표했다. "‘박쥐’ 때는 젊고 에너지 넘치고 노련하면도서 묘한 느낌의 감독님이었는데, 오랜만에 뵈니 감히 바라볼 수 없을 만큼 거장의 느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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