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기자·앵커 양지중의 양지 송파갑·서초을 단수 공천
공천에 막강한 영향력 여의도연구원장도 조선일보 기자 출신
대통령실 측근은 대부분 컷오프나 험지...박민식은 ‘뺑뺑이’
‘김건희 몰카 공작’ 몰아붙인 김경율 편들기도 서로 맞장구
조선과 보조 맞추던 동아·중앙 사설까지 실어 한동훈 맹비난

지난 1월 29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신동욱 TV조선 전 앵커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
지난 1월 29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신동욱 TV조선 전 앵커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의 22대 국회 공천에서 TV조선이 ‘상종가’를 치고 있다.

2주 전인 2월 14일에는 양지중의 양지인 송파갑에서 박정훈 시사제작국장이 단독공천 받았다. 3월 4일은 역시 양지중의 양지인 서초을에서 TV조선의 신동욱 앵커가 단수 공천을 받았다. TV조선 기자와 앵커가 윤 대통령의 친구나 재선 국회의원을 제치고 양지중의 양지에서 연거푸 단수 공천을 거머쥔 것이다.

이쯤 되니 여의도에서는 "조선일보가 대통령실 출신에게 ‘양지만 찾는다’며 비판하더니 정작 자기들만 양지를 챙겼다"는 비꼬는 소리가 들린다. 아울러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조선일보의 커넥션을 의심하는 ‘쑥덕공론’이 오고 간다.

TV조선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밀착 의혹은 여러 군데에서 확인되었다. 지난해 말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정치권 등판 시점인 11월 17일에 TV조선은 "한동훈, 총선 등판 임박?"이라는 단독보도를 내놓았다. 그런데 바로 3일 후에는 여권 관계자 발로 "출마설 커지는 한동훈, 12월 개각에선 빠진다"라는 정반대의 단독보도를 내놓았다.

추측성 기사를 특종인 냥 보도하고, 3일 후에는 정반대의 특종을 또 내보낸 것이다. TV조선의 보도 행태에 대해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관계자는 "시청자의 궁금증을 자극하며 관심을 촉발시키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즉 특정인을 띄우려는 언론사들이 흔히 써먹는 수법이라는 것이다.

TV조선의 한 위원장 밀착은 이후도 계속되었다. 한 위원장의 ‘부산 사직구장 야구경기 직관’ 발언에 대한 TV조선의 보도가 눈에 띈다. 1월 10일 부산을 방문한 한동훈 위원장은 "민주당 정권에서 할 일을 제대로 했다는 이유로 4번 좌천당하고 압수수색도 2번 당했는데, 그 처음이 이곳 부산"이라며 "저녁마다 송정 바닷길을 산책했고 서면 기타학원에서 기타를 배웠고, 사직구장에서 롯데 야구를 봤다"고 했다.

그러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위원장의 발언이 거짓말이라며 "한 위원장이 좌천돼 부산에서 근무했던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는 코로나19 사태로 프로야구가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에서 비닐봉지를 머리에 쓴 한 위원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자 TV조선은 "한동훈 위원장, 2008년 사직구장 직관"이라는 제목으로 "한 위원장은 2007~2009년 2년과 2020년 두 번에 걸쳐 부산에 살았는데, 짧은 인사말에서 몇 줄로 축약해서 소개하지 못할 정도로 부산에서의 좋은 추억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2020년을 2008년으로 바꾸며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를 연상시키는 ‘아첨 보도’를 한 것이다.

TV조선 및 조선일보의 한동훈 밀착은 소위 "김건희 여사 몰카공작 사건"에서도 콤비를 이뤘다. 김경률 비대위원이 김건희 여사를 공격하고, 한 위원장이 ‘국민 눈높이’를 거론했다. 그러자 TV조선은 ‘윤정호의 오늘’에서 ‘검은 코끼리’에 비유하며 "끝까지 외면하다간 ‘흑조’처럼 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는 경고"라고 부연 설명했다.

그 외에 한 위원장과 조선일보의 밀착은 여러 곳에서 눈에 띈다. 당의 한 관계자는 공천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여의도연구원장에 홍영림 전 조선일보 기자를 임명한 것과 김성태 전 의원을 공천배제하면서 박찬주 대장 등을 끼워 넣고 ‘언론플레이’한 것을 거론하며 "조선일보의 ‘장난(?)’이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 TV조선 등 조선일보와 보조를 맞추던 동아·중앙일보가 한 위원장을 공격하고 나섰다. 한 위원장이 민주당의 김영주 국회부의장을 영입하자 조선일보는 침묵했지만, 동아와 중앙일보는 사설까지 실으면서 김영주 부의장의 처신과 한동훈 위원장의 무원칙한 영입을 거칠게 몰아붙였다.

동아·중앙일보의 변신에 대해 한 언론 전문가는 "뭐야? 같이 고생했는데, 박정훈, 신동욱 등 조선만 챙겨주고 우린 ‘졸로 보네’ 하는 시기 질투심의 발로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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