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 지역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인천 계양구 계산동 일대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이번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 지역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인천 계양구 계산동 일대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잇단 실언에 사과를 반복하는 것을 두고 민주당의 선거전략이 먹히지 않는 것에 대한 답답함의 발로란 분석이 나온다.

당초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리스크, 즉 주가조작 의혹·명품백·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등을 부각시켜 정권심판 구호로 선거를 치르려고 했지만 이 문제는 전혀 부각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최근엔 오히려 이 대표 자신의 배우자인 김혜경 여사 사천 논란이 불거지자 더욱 당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8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유권자들을 만나 인사하던 이 대표는 "설마 2찍은 아니겠지"라고 말하며 웃는 모습이 자신의 유튜브채널 생방송을 통해 노출됐다. ‘2찍’은 지난 대선 때 기호2번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국민들을 이 대표 지지자들이 비하하는 은어다.

당장 정치권에선 ‘국민 갈라치기이며 국민의힘 지지자들을 적대시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대표가 국민을 대하는 인식을 보여준다"며 "내 편이 아니라서,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은 통합과 미래로 나아가야 할 우리 정치를 분열과 구태로 몰아갈 뿐"이라고 지적했다.

새로운미래 박원석 수석대변인도 서면브리핑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라며 "야당 대표조차 ‘2찍’ 타령으로 시민을 갈라치기 하는데 혐오와 배제가 없는 정치 토양이 형성될 리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어제 지역구에서 사용했던 ‘2찍’ 표현에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며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에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6일엔 청주 상당에서 공천을 받은 정우택 국회부의장을 향해 "돈봉투 받았는데 단수공천했다"고 잘못 말하기도 했다. 정 부의장은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과 경선을 치렀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때도 페이스북에 "정 후보께서 단수로 추천됐다고 한 저의 발언은 착오에 기인한 실수이므로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 여권 관계자는 "김혜경 여사를 보좌했던 권향엽 씨 사천논란이 불거졌을 때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 김 여사의 법인카드 논란이 떠올랐을 것"이라며 "지난 5일 ‘권향엽은 김혜경 비서가 아니다’라고 기자회견을 했을 때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에서 당황함이 엿보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