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나치즘(1933-1945)을 깊이 있게 성찰한 역사 교양만화 [권력과 신앙: 히틀러 정권과 기독교]는 지금 시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역사의 다원적 의미는 파고들수록 현재를 진단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된다. 다가오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독일 현대사에서 교훈과 경고를 얻어 승리의 십계명이란 제하로 길잡이를 삼고자 한다. /편집자

추태화
추태화

서언. 분별하라, 선거를 통한 시대 분별력!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선거는 매우 중요하다. 국가의 구성 요소 중 주권의 주체자인 국민이 직접 비밀투표로 민의를 제시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제1조 목적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하여 공정히 행하여지도록 하고, 선거와 관련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민주정치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표명하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 역사에서 공정선거는 얼마나 바로 지켜지고 있는가. 그동안 선거 때마다 부정선거, 선거 조작의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이제 여러 선거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소중한 유권자의 분별력을 중심으로 바른 선거 자세를 역사에서 찾아 실천 운동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신앙인이라면 더욱더 그러해야 할 것이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

1. 깨어라, 혼돈과 미혹에서!

독일 현대사의 기이한 현상 나치즘(1933-1945)은 선거와 관련하여 간과할 수 없는 면을 보인다. 나치당은 "위대한 독일 재건"(제 3제국)이라는 명목하에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괴물 정권으로 희생자만 5천만 명에 이르게한 사탄적 권력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나치 파시즘이 집권당으로 권력을 잡은 것은 합법적이었다는 것이다. 국민이 참여한 선거를 통해서였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독일인들은 뼈아픈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주권의 주인인 유권자 스스로 권력을 인정해 주었기에. 선거는 악의 정권도 당당히 한 국가를 통치할 수 있는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기에 신중해야 한다. 시대가 혼란할수록 유권자들은 깨어 있어야 한다.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벧전 5:8)

2. 알라, 교활한 전술을!

나치당은 선거에서 일방적 주도권을 쥐었다. 괴벨스를 선전부 장관에 앉혀 위대한 게르만족 부흥과 민족국가 건설을 앞세워 온갖 선전·선동(propaganda)을 펼쳐나갔다. 여기에 미디어, 문화예술계를 장악하고 흑색선전, 가짜뉴스, 불안감 조성, 편향된 민족주의 운동을 조장했다. 또한 폭력으로 중무장한 행동대인 돌격대(SA)를 동원하여 무차별적 위협과 테러를 일삼았다. 당시 나치당에 반대한 많은 기독교인, 평화주의자, 공산사회주의자, 노동자, 비아리안족(유대인, 집시), 장애인들이 반민족적인 집단이라며 극심한 비인권적인 탄압을 받았다. 교활한 갈라치기가 시대를 지배했던 것이다. 혹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반시대적, 반민주적 이념 갈등을 조장하지 않는지, 명백히 알아야 한다! 죄악이 어떻게 준동하고 있는지 명백히 알아야 한다. 

3. 속지마라, 선전선동에!

나치당은 미디어, 문화예술 분야를 총동원하여 아리안-게르만족의 재건과 부흥을 선전했다. 전국에 보급한 라디오를 통해 밤낮 없이 시국강연을 내보냈고, 감각을 흥분케 하는 행진곡을 쉬지 않고 송출했다. 마취제와 다름없었다. 민족미술이란 제하에 이념이 가득한 그림을 선보이며, 자유로운 표현주의적 미술은 탈민족화된 예술이라고 공공연히 폄하하였다.

우리 시대에도 좌우의 문화갈등이 여전하다. 문화파시즘은 신자유주의 모토 아래 이익 극대화로 치닫는 가운데 소비자를 우매한 대중으로 만들고, 문화막시즘은 그 틈에 사회 안으로 교묘하게 파고들어 문화 헤게모니를 장악하려 한다.

속아선 안 된다. 달콤한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가서도 안 된다. 복음에 기초한 비판의식, 역사의식, 시민정신, 미래 비전이 나라와 시대를 살릴 수 있다는 믿음,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4. 나오라, 분별력 없는 행동에서!

1930년대 독일은 그야말로 갈등과 혼돈이 드리웠다. 나치주의자들과 추종자들, 그 가운데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민족과 국가 이념을 떠받들었다. 이게 살 길이다고 믿게 만든 나치당의 계략에 넘어간 것이다. 실상은 민족, 국가, 지도자의 우상화 작업에 현혹된 것이다. 히틀러는 아이돌처럼 군중 가운데 우뚝 서서 환호를 받으며 정치적 메시야라는 영웅 대접을 받기에 이르렀다. 분별력 없는 군중은 집단 광기에 취해가고 있었다.

우리 시대에도 일부 정치인을 영웅시 하거나, 무비판적 팬덤을 형성하여 세몰이 하는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집단 히스테리 증상이 아닐 수 없다. 오빠부대, 댓글부대가 암약하고, 프로그램 돌리기로 여론을 조장하기도 한다. 정상 사회에서 있어서는 안 될 흑색선전이 난무한다. 이 모두가 불법을 자행하는 정신질환 증상이다.

이 히스테리에서 빨리 나와야 한다. 이미 정신건강에 빨간 불이 켜지고 있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하나님 말씀이 주시는 경고에 마음을 열고 어서 나와야 한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시 119:105). 미혹에서 빠져나와야 모두가 산다.

5. 모이라, 복음의 의병들이여!

나치주의가 독일을 어둠의 세력으로 물들여 갈 때, 분연히 일어난 이들이 있다.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미혹에 빠져 나치당과 히틀러를 민족의 구원자처럼 환호할 때, 결연히 반대의 손을 든 이들이 있다. 나치주의에 야합한 신학자들, 목회자들은 성경을 왜곡하거나 신학과 신앙을 호도하였다. 분별력 없는 교인들이 여기에 휩쓸러 갔다. 하지만 이제 반대하여 저항의 목소리를 외친 이들이 있다. 이름하여 고백교회(Bekennende Kirche)이다.

M.니묄러 목사, K.바르트 교수, D.본회퍼 목사, P.슈나이더 목사, P.슈츠 목사 등등 나치주의의 비진리성, 야만성, 폭력성을 고발하였다, 신앙인들은 오직 복음에 기초하여 바른 의식과 행동을 취해야 한다! 예언자적 발언을 강하게 선포하였다. 기독교 저항정신은 나치당의 기만적 허위의식, 과장된 위기의식을 폭로하고, 저항운동을 구체적으로 펴나갔다. 복음의 군사들이여여 모이라! 믿음의 저항군들이 독일 전국에서 일어난 사실을 역사는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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