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라는 메머드급 악재 속에서 한류를 등에 업은 라면이 강력한 수출동력을 과시하며 국내 식품 생산량 1위에 올랐다.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식품 생산량 1위 품목은 봉지라면·용기면 등의 유탕면으로 나타났다. 총 생산량은 193만1000톤으로, 전년보다 231.1% 급증했다. 이에 유탕면은 지난 2019년 생산량 13위에서 한 번에 12계단을 수직 상승해 ‘왕좌’를 꿰찼다.

이 같은 유탕면의 생산량 증가는 급증한 수출이 원동력이 됐다. 실제 2020년 라면의 국내 판매액은 전년보다 19.9% 줄어든 1조5620억원에 머물렀지만 수출액은 6억8711만달러로 49.4%나 늘었다. 이에 라면은 수출액 순위에서도 2019년 2위에서 2020년 1위로 올라섰다.

업계는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면서 한류 영향력이 커진 것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한다. 코로나19로 외국에서도 소위 ‘집콕’ 생활이 늘면서 한국 라면이 한 끼 식사이자 비상식량으로 주목받았다는 것이다.

유탕면 다음으로는 탄산음료(186만9000톤), 밀가루(182만4000톤), 맥주(150만2000톤), 설탕(142만6000톤), 빵(133만1000톤), 소주(131만5000톤) 등의 순으로 생산량이 많았다.

그동안 국내 식품 생산량 1위는 2016년 맥주, 2017년 밀가루, 2018년 탄산음료, 2019년 밀가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