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미국에서 사실상 금지하는 법안이 13일(현지시간) 미 하원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AFP=연합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미국에서 사실상 금지하는 법안이 13일(현지시간) 미 하원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AFP=연합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중국의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의 퇴출을 추진 중인 가운데 퇴출과 생존을 가늠할 미 국회의 첫 공식 입장이 14일(한국시간) 나온다.

로이터 등 현지 언론들은 현지시간 13일 미국에서 틱톡을 사실상 금지하는 법안이 미 하원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7일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를 만장일치로 통과한 이 법안은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에 틱톡을 매각하도록 강제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에서 틱톡 다운로드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안이 통과되면 바이트댄스는 해당 안건이 효력을 발휘한 뒤 165일 안에 틱톡을 매각해야 하며, 그러지 않으면 미국 앱스토어에서 틱톡을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 된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로부터 초당적 지지를 받는 이 법안은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법안) 안건으로 지정된 상태다.

이번 표결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하원을 통과해 상원으로 넘어간다. 다만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의 척 슈머 원내대표가 아직 법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상원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미국 내에서만 약 1억7000만명이 사용하는 틱톡은 전 세계적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숏폼 동영상 공유 앱이다. 미국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중국 기업이 소유한 틱톡의 사용자 정보가 중국 공산당 정권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이에 백악관은 지난해 연방정부 전 기관에 틱톡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이전부터 이용자의 정보를 중국 정부와 공유하지 않는다고 항변해 온 틱톡은 이번 ‘강제 매각’ 법안은 사실상 미국 내에서 틱톡을 금지하는 처사라며 항의하고 있다. 틱톡이 165일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매각될 수 있을 지 불투명한 데다 중국 당국이 매각 결정을 승인할지도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틱톡 측은 법안대로 틱톡이 다른 사업자에게 매각된다면 오히려 현재 미국 내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들이고 있는 15억달러(약 1조9600억원) 규모의 노력을 지속하지 못할 수 있다며 "역설적으로 이 매각 계획 아래에서 미국 사용자들의 데이터는 더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법안 표결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틱톡 퇴출에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법안 통과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7일 틱톡을 없앤다면 페이스북의 사업만 키워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틱톡 금지를 반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2일에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틱톡이 여전히 안보 위협이라고 생각하지만 틱톡을 금지하면 많은 어린이가 ‘미치게 될 것(go crazy)’이라고 말했다.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2020년에는 바이트댄스에 틱톡의 미국 사업을 매각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틱톡 퇴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 반대 입장으로 선회한 이유는 틱톡이 퇴출당할 경우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페이스북이 혜택을 입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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