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14일 여의도 당사에서 공관위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14일 여의도 당사에서 공관위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4일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5선 중진 정우택 의원의 충북 청주상당 공천을 취소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경선을 통해 공천이 확정된 정우택 후보에 대해 공천 취소를 의결했다"며 "정 후보에 대한 불미스러운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국민의힘이 강조해 온 국민의 눈높이 및 도덕성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안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 후보 공천을 취소하고, 서승우 후보를 우선추천(전략공천)하는 것으로 비대위에 재의결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공관위는 이에 따라 충북 청주상당에 서승우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를 전략공천했다. 서 전 지사는 당초 충북 청주청원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김수민 전 의원과의 경선에서 패한 바 있다.

정 위원장은 충북 청주상당에 공천을 신청해 정우택 후보와 경선을 치른 윤갑근 전 검사장을 전략공천하지 않은데 대해선 "윤갑근 후보를 공천하는 것이 상당하지 않다고 판단해 다른 후보를 우선추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돈봉투 수수 의혹이 불거진 지 한참이 지나 공천을 취소한데 대해 "지금은 여러가지 증거를 종합할 때 우리의 도덕성 기준에 맞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취소하는 것"이라며 "범죄 여부 등은 수사와 재판 절차에 따라 밝혀질거지 우리가 다룰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정우택 의원은 지역구 까페업자인 A씨로부터 돈봉투를 받는 CCTV(폐쇄회로) 영상이 언론에 공개돼 뇌물수수라는 비난을 받았다.

정 후보는 봉투 속 내용물은 확인해보지도 않았고 CCTV에서 벗어난 장소에서 곧바로 돌려줬다며 이는 총선을 겨냥해 본인을 음해하려는 흑색선전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A씨의 변호인은 "A씨가 돈 봉투를 직접 건넸고 돌려받지 못했다"고 밝히자 논란이 증폭됐다.

보도에 따르면 A씨가 작성한 메모에는 정 부의장 측 보좌관에게 후원금을 비롯해 총 5차례에 걸쳐 800만원을 전달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정 후보가 내용물을 모르고 받은 ‘봉투’가 아니라는 말이다. 추가로 A씨가 정 후보 측과 주고받은 메시지, 녹취록 등이 공개되면서 정 후보의 금품수수가 기정 사실이 아니라는 여론이 나타나자 국민의힘이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공관위 발표 직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매우 당황스럽다. 사전에 연락이 전혀 없었다. 오늘 아침에 소명 자료를 제출했는데 나를 직접 한번 불러서 소명 기회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실무진 회의를 소집했고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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