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권력과 갈등 조장해 '미래 권력 길들이기' 가동

정작 보수 홀대...단결보다 분열 부추겨 자사 이익만 극대화
국민의힘의 '수도권 위기' 들먹이며 대통령실과 차별화 주문
21대 총선 중도 확장 매달려 '집토끼' 홀대 참패 사례 되풀이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총선에 출마한 부산지역 후보들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총선에 출마한 부산지역 후보들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조선일보가 또다시 한겨레 등 좌파 언론과 장단을 맞추며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조선은 한동훈 위원장과의 밀착으로 서울 서초을과 송파갑, 비례대표 등 양지중의 양지에 공천을 뽑아낸 바 있다. 보수진영의 반발로 도태우 후보 찍어내기에 실패하면서 한동훈 위원장의 좌클릭이 주춤해지자 조선일보가 다시 나선 것이다.

14일 ‘주간조선’은 커버스토리로 "위기의 여당, 대통령실과 선긋기 나설까?"라는 제목으로 여당의 수도권 위기론을 거론했다. 기사는 "총선 승패를 좌우할 수도권에서 국민의힘 위기론이 심상치 않다"며 "민주당 공천갈등의 반사이익 효과가 끝나면서 다시금 민주당에 유리한 구도로 뒤집혔다"고 진단했다.

주간조선은 여론 반전이 일어난 이유로 "한동훈 효과가 시들해지고, 정권심판론이 부상"한 것과 "공수처 수사대상인 이종섭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을 꼽고 있다. 그러면서 "선거가 점점 어려워지게 되면 여당 내부에서는 대통령실 때리기로 차별화에 나서는 과거의 전례들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이종섭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철회에 한동훈 위원장이 결심해야 한다"는 식으로 한동훈 위원장에게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조선의 이러한 논조는 본인들 인생이 안 풀리면 ‘부모탓’, ‘조상탓’하는 패륜 모드와 닮아있다.

조선일보의 패륜 정치 주문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1997년 대통령선거에서 여당인 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이회창 후보가 김영삼 대통령과 차별화해야 한다며 김영삼 허수아비 불태우기를 기획했던 이도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김윤환 전 의원이었다. 2016년 최순실의 ‘깡통’ 태블릿 PC를 가지고 박근혜 탄핵을 선동하던 주체도 조선과 중앙이었다.

이런 조선일보 행태에 대해 최우영 전 경기도 대변인은 14일 "조선일보는 집권 후에 정권과 선을 긋고 자기들 이익을 챙기는 데 집중한다"며 "그 방법으로 차기 주자와 밀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즉, "현재 권력과 갈등하며 이익을 얻어내기 위해 미래권력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조형곤 역사정립연구소장도 이날 "대한민국 주류 언론의 DNA는 ‘꺼삐딴 리’의 DNA다"며 "일제 강점기에는 일제에 아부하고, 해방 후에는 자기들이 독립운동을 했던 것처럼 주장하고, 미 군정에서는 자기들이 미국식 자유주의자라고 떠든다"라고 지적했다. 그렇게 "현재 권력과 밀착하려고 선대를 공격하며 차별화해온 것이 ‘조중동’"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차별화와 패륜정치는 실패의 길이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성창경 전 KBS 기자는 유튜브에서 1997년 이회창 진영이 김영삼과의 차별화로 인해 정권을 빼앗긴 사례를 거론하며 "현직 대통령과 차별화는 선명한 것 같지만, 결국엔 분열과 ‘뺄셈정치’가 되어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이동호 캠페인전략연구원장도 "총선은 대통령선거와 달리 투표율이 높지 않아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얼마나 지지층을 투표장에 나오게 하느냐에 달린 게임"이라며 "그만큼 절박한 진영이 승리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 원장은 "‘중도층’은 언론이 지어낸 허구인데, 그것에 집착하면 망한다"라며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집토끼를 홀대하고 중도확장에 매달려서 참패했지 않나"라고 말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야권은 최근 ‘조국신당’이 나와 민주당에서 이탈한 지지층을 흡수하며 ‘지민비조(지역은 민주, 비례는 조국)라는 쌍끌이 협력’을 하는데, 조선일보는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대통령실과의 차별화를 부추겨 여권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에서 영입된 이상민(대전 유성을), 조광한(경기 남양주병), 김윤식(경기 시흥을) 등은 자체 국민의힘 후보를 낸 지역과 달리 상대인 민주당 후보에게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조선일보가 요구하는 대통령과의 차별화, 집토끼 홀대, 중도확장 노선은 내부 분열만 가져오는 필패의 길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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