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80%가 넘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푸틴은 2000년부터 24년간 러시아를 통치하고 있다. 이번 당선으로 2030년까지 정권을 연장하게 됐고 2036년까지 집권연장도 가능, 사실상 종신집권의 길을 열었다.

푸틴의 대선 승리는 예상했던 대로다. 나발니 등 경쟁자들을 사전에 철저히 제거했기 때문이다. 권위주의 정부에서 선거 득표율은 조작될 수 있어 큰 의미는 없다. 그러나 푸틴에게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대내외적으로 정당화하기 위해 압도적 지지가 필요했을 것이다.

이제 푸틴은 범슬라브 민족주의 부활과 다극주의 국제질서를 확립하려는 자신의 정치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국제문제에 개입하려 할 것이다. 서방의 전방위 제재로 인한 대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철권통치를 강화하면서 유라시아 패권를 확보하려 할 것이다.

우선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종래 특별군사작전에서 정규작전으로 전환할 것이다. 동시에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약화시키기 위한 전략을 다방면으로 전개할 것이다. 11월 대선 이후 미국이 고립주의로 회귀하는 틈을 타 우크라이나 전쟁에 승리하면, 그 여세를 몰아 폴란드, 발틱 3국 등에 대한 안보위협을 강화할 것이다. 범슬라브 민족주의 부활을 모색할 것이다. 다극주의 국제질서 확립을 위해 중국·북한·이란 등 친러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동시에, 제3세계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국가들과의 관계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북한과는 더욱 긴밀해질 것이다. 푸틴은 작년 9월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전술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의 무기지원과 러시아의 군사기술 협력으로 상호 윈윈의 협력이 지속되고 있다. 푸틴은 오는 4월 북한을 방문해 위성 및 로켓기술, 핵잠수함 기술 등 군사기술 협력 등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이 고립주의 외교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신냉전적 국제질서는 점점 고착화되고 있다. 그 속에서 우리의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는 위협받고 있다. 특히 북러 밀착은 우리 안보에 현실적 위협이 되고 있어 기민하고 지혜로운 외교 전략 구사가 필요하다. 한미동맹 강화 등 자유진영과의 외교를 강화하면서 러시아와 이면 전략을 통해 우리 주권을 지키고 국익을 확보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해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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