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
정기수

4·10 총선이 2주일여 남은 현재 전세가 급변했다. 잘 나가던 여당이 갑자기 활력을 잃고, 민주당은 적반하장 정권 심판 공세가 먹혀 잔뜩 들떠 있다.

여기에 조국 당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비례 전용 정당이라서 마음 놓고 애정을 퍼부어 주는 측면이 있다지만, 너무 예상 밖이다. 비례 지지도 27%를 찍어 2위로 올라섰다.

친 보수우파 선거 전문가들 중 일부는 지난 주까지만 해도 조국 당 컨벤션 효과가 곧 사그라들 것이라는 거품론을 폈다. 이제 이들 목소리도 힘이 없어졌다. 거품이 아무리 빠져도 조국은 금배지를 달고 10여 명 의원을 거느린 캐스팅 보트 당 대표가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그러면 반윤 검사·범법자·피징계자들이 국회에 들어가 ‘윤석열 탄핵’과 ‘한동훈 특검’을 말이 아닌 법으로 추진할 일이 시간 문제가 된다. 이런 초현실의 현실화를 구경만 하고 있어야 하나?

조국 당이 확정한 비례 대표 후보 1번은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감찰에 나서 해임된, 문재인·추미애 끄나풀 여검사 박은정이다. 조국 본인은 눈치 안 보고 남성 최상위 번호 2번을 탔다. 수직 상승 지지율에 고무된 조국은 아마도 대법원 실형 확정 선고 같은 건 벌써 물 건너 갔다고 볼지 모른다.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자기를 지지하고 동정해 주는데, 조희대 대법원이 ‘차기 또는 차차기 유력 대선 후보’에 보험을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자기 확신이다.

4번은 최악 좌파 편향 MBC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출신으로 음주·무면허 운전 4회 전과자 신장식에게 주어졌다. 8번 검수완박 주도에 청와대 하명 수사로 1심 징역 3년형 선고된 황운하, 10번 ‘김학의 불법 출국 금지’ 사건 피고인인 전 문재인 법무부 본부장 차규근 모두 현재 여론조사로는 당선 안정권에 모셔졌다.

원희룡 같은 모범생들은 20대의 조국 당 지지율 0%에 희망을 걸고 있다. "이재명 방탄 때문에 민주당 지지의 명분을 잃어버렸던 분들이 정부에 대해 좀 더 각을 세우는 조국혁신당으로 명분을 찾은 면은 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젊은 층의 지지가 0% 나온다. 역풍이 몰려올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40~50대가 문제다. 민주당 지지층 핵심인 이 나이대 유권자들은 대선 불복, ‘윤석열-한동훈 (검찰 독재) 정권’에 대한 적개심으로 똘똘 뭉쳐 조국 당을 매개로 정권 심판 의지를 재충전하고 있다. 결국 중요한 변수는 투표율이다.

3월 들어 집권당 지지율이 쪼그라든 원인이 무엇인가? 의료 대란 장기화와 함께 터진 이종섭의 호주 대사 출국과 시민사회수석 황상무의 회칼 발언이 크다. 물론, 야당의 프레임 공세다. 이를 모르는 보수우파 국민은 없다. 하지만 선거가 어디 그런가? 좌파는 나라야 어찌 되든 말든 자기 편은 아무리 저질이어도 당선돼야 하고, 상대편은 잘못이 없어도 죽일 놈 만들어서 떨어뜨리려 한다.

이들을 상대로 이겨야 하는 건 국민의힘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자존심 세우고 원칙 지키려는 고집은 무의미하다. 진흙탕 선거판에서는 이기는 편이 정의다. 불의는 나중에 제압하면 된다. 잠시 진흙탕에서 뒹굴 뿐이다. 이것을 뭐라 할 사람은 일반 국민 중 한 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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