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에어쇼에 참가한 러시아 일류신사의 IL-76 수송기. 올 들어 북한 평양순안공항에 러시아군 IL-76 수송기가 자주 포착되고 있다. /연합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에어쇼에 참가한 러시아 일류신사의 IL-76 수송기. 올 들어 북한 평양순안공항에 러시아군 IL-76 수송기가 자주 포착되고 있다. /연합

러시아 수송기의 북한 평양 방문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한미 정보당국은 러시아 수송기가 탄도미사일을 실은 뒤 즉시 떠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방국가들이 주목하는 대북군사기술 제공은 북한의 ‘해킹’으로 위장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한미 정보당국은 지난 21일 러시아 대형수송기가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착륙한 뒤 22일 새벽 이륙한 사실을 포착했다. 러시아 수송기는 길이 15m의 화물들을 싣고 떠났다. 한미 정보당국은 이 화물이 탄도미사일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KN-23과 KN-24, 초대형 방사포(KN-25)는 길이가 6~7m로 추정되는 만큼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 수송기는 올들어 평양 순안공항에서 가끔씩 포착되고 있다. 한미 정보당국은 지난 3월 11일 오전 러시아 대형 수송기 IL-76 1대가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착륙한 뒤 2시간 뒤 이륙해 중국 방향으로 떠난 것을 포착했다. 이보다 앞서서는 지난 1월 6일 오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륙한 러시아 수송기 IL-62 1대가 평양 순안공항에 착륙했다가 떠난 것을 포착했다. 러시아 수송기가 3월 들어 평양 순안공항에 2번 왔다는 것은 그만큼 무기 소모를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북한과 ‘모종의 거래’를 하는 정황이 있음에도 러시아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유엔은 제재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러시아는 또 북한에 기술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 중이다. 하지만 러시아가 국제사회 눈을 피해 북한에 기술을 제공할 방법은 많다. ‘위장 해킹’도 있다.

지난 2월 독일 보안업체 DCSO는 "지난 1월 온라인에 퍼진 악성코드는 북한 해커조직 ‘코니’의 것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DCSO에 따르면 북한 악성코드는 러시아 외무부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설치 프로그램에 백도어 형태로 숨겨져 있었다. 이 소프트웨어는 재외공관이 외무부 본부에 보고서를 보낼 때 쓰는 것이다.

러시아는 미국, 중국, 북한과 함께 세계 최상위권의 사이버 공격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러시아가 "악성코드 공격을 받아 기술을 탈취했다"고 주장하며 북한에 무기 기술을 제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