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세워진 李 전 대통령 동상 주목 받아
지난해 7월 백선엽 장군과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 동상과 함께 건립

영화 건국전쟁을 관람한 순심여중 3학년 최은지(왼쪽)·이다경 학생이 지난 24일 다부동전적기념관 이승만 대통령 동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군
영화 건국전쟁을 관람한 순심여중 3학년 최은지(왼쪽)·이다경 학생이 지난 24일 다부동전적기념관 이승만 대통령 동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군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부른 나비효과로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세워진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이 주목받기 시작하며 관람객이 급증하고 있다.

25일 칠곡군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이승만 대통령 동상이 백선엽 장군과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 동상과 함께 건립됐다. 이승만 대통령 동상은 민간에서 동상건립추진모임을 구성해 2017년 제작했지만, 세울 곳을 찾지 못하다가 경북도와 협의해 다부동전적기념관을 건립 장소로 정했다.

현재 116만을 돌파하며 이례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건국전쟁’이 개봉되기 전에는 다부동전적기념관을 찾는 관람객들은 백선엽 장군 동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며 잠시 머물렀지만, 이승만 대통령 동상은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다. 그러다 건국전쟁이 알려지면서 이승만 대통령 동상을 보기 위해 다부동전적기념관을 찾는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등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부동전적기념관 1월 관람객은 6737명에서 영화를 개봉한 2월에는 10% 증가한 7270명으로 집계됐다. 영화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판단되는 3월에는 24일까지 50% 증가한 1만219명이 다부동전적기념관의 이승만 대통령 동상에 다녀갔다.

황나연(38) 다부동전적기념관 운영팀장은 "영화 개봉 전에는 이승만 대통령 동상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백선엽 장군 동상과 비슷한 수준으로 찾고 있다"며 "영화로 인해 이승만 대통령 동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변하고 있는 것 같닥"고 말했다.

학부모 윤옥여(45·칠곡군 왜관읍) 씨도 건국전쟁을 관람하고 중학생 자녀와 함께 이승만 대통령 동상을 찾았다. 자녀와 학교에서는 자세히 가르쳐 주지 않았던 이 대통령의 공과(功過)에 관해서 이야기하며 열띤 토의를 이어갔다.

또 직장인 엄복태(41·서울시 강동구) 씨는 영화를 관람하고 이승만 대통령 관련 자료를 검색하다 동상을 알게 돼 다부동전적기념관을 방문해다. 이밖에 관광버스를 이용해 다부동전적기념관을 방문한 부산시 여성단체 회원 20여 명은 이승만 대통령 동상을 가장 먼저 찾았다.

건국전쟁의 김덕영 감독은 "다부동전적기념관 이승만 동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변한 것은 진실의 힘이 통했기 때문"이라며 "선동이 아닌 진실로 이승만 대통령이 평가받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시대를 막론하고 어느 지도자이건 빛과 그림자는 늘 함께하는데, 우리는 그 빛을 인정하는 일에 인색한 것 같다"며 "광주가 민주화의 성지이듯 칠곡군 다부동이 호국의 성지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힘을 모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건국전쟁’은 25일 현재 누적 관객 116만8399명을 기록했다. 이 전 대통령의 사진과 영상 자료, 그의 며느리 조혜자 여사를 포함한 주변 인물과 전문가 인터뷰 등으로 구성된 영화는 이 대통령의 헌신과 업적을 재조명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건국전쟁’을 연출한 김덕영 감독은 앞서 지난달 29일 ‘건국전쟁2’ 제작발표회를 열고 앞으로 2편에서 다루게 될 전체적인 내용을 소개한 가운데, 이달 22일 신간 ‘김덕영 감독이 말하는 건국전쟁’을 출간했다. 영화로 못다 한 이야기가 담긴 이 책에는 김 감독이 이승만 전 대통령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로 한 이유, 제작 과정의 뒷 이야기, 극장가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데 대한 소회 등을 역설한다.

지난해 7월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제막식에 참석한 김재욱(오른쪽 3번째) 칠곡군수가 이철우 경북도지사(왼쪽부터 3번째)를 비롯한 주요 내빈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군
지난해 7월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제막식에 참석한 김재욱(오른쪽 3번째) 칠곡군수가 이철우 경북도지사(왼쪽부터 3번째)를 비롯한 주요 내빈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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