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장관 북콘서트에 참가한 딸 조민 씨. 조민 씨 입시비리 의혹을 보는 청년들의 속마음은 ‘86 운동권 세대가 기득권을 자녀에게 물려주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연합
조국 전 법무장관 북콘서트에 참가한 딸 조민 씨. 조민 씨 입시비리 의혹을 보는 청년들의 속마음은 ‘86 운동권 세대가 기득권을 자녀에게 물려주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연합

딸의 입시비리 문제로 물러났던 조국 전 법무장관이 만든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급등하고 있다. 이를 두고 20대부터 40대 초반까지 청년층들은 "이해를 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조국혁신당 지지율의 핵심은 40대 중반부터 50대 후반까지 ‘운동권 향수세대’다. 이들은 자신들이 조국 전 장관 같은 ‘86 운동권 특권층’의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전혀 못하고 있다.

◇ 조국혁신당 지지층 4050세대…20대 3%, 30대는 15%에 불과

‘한국갤럽’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조사한 데 따르면 조국혁신당 22%, 더불어민주연합 23%, 국민의미래 30%로 나왔다. 그런데 연령대별 지지율이 달랐다. 조국혁신당을 찍겠다는 응답이 40대는 33%, 50대는 37%, 60대는 29%였던 반면 20대는 3%, 30대는 15%, 70대 이상은 9%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청년층일수록 조국혁신당을 외면하는 이유는 조 전 장관이 과거 SNS에 올린 글과 발언이 자신과 가족들이 벌인 일과는 완전히 배치되기 때문이다. 특히 조 전 장관 딸의 ‘입시 비리’ 문제는 청년층이 조국혁신당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일이었다. 언론이 소개한 청년들의 조국혁신당 비판 인터뷰도 같은 맥락이다.

◇ 조국 전 장관 트윗 ‘조만대장경’…진중권 ‘세계문화유산급’ 조롱

2019년 10월 14일 조국 전 장관이 ‘개인사유’로 사퇴했다. 정확하게는 딸 조민 씨의 ‘입시비리 의혹’이 낱낱이 드러나면서다. 이때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서는 조 전 장관의 트윗, 일명 ‘조만대장경’이 큰 화제가 됐다.

몇 개 사례를 들어보면, 2013년 10월 27일 그는 "다들 익숙하시지요? 범죄자들의 변명기법. 1)절대 안했다고 잡아뗀다. 2)한 증거가 나오면, 별 거 아니라 한다. 3)별 것 같으면, 너도 비슷하게 안했냐며 물고 늘어진다. 4)그것도 안되면, 꼬리짜르기 한다"는 트윗을 올렸다. 그런데 ‘조민 입시비리 의혹’이 제기되자 조 전 장관과 그 지지층이 똑같이 행동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촉구시위가 한창이던 2016년 11월 26일에는 "1명의 피의자 때문에 5천만이 고생이다", 2017년 1월 17일에는 "알았으면 공범이고, 몰랐으면 무능이다"라는 트윗을 올렸다. 그런데 이 트윗은 2021년 3월 LH 사태 당시 문재인 정부의 "몰랐다" 발언, 그가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행동을 "몰랐다"고 답한 것과 대조되면서 새삼 화제가 됐다.

이처럼 자신의 주장과 행동이 완벽히 불일치되는 것을 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조만대장경은 세계문화유산"이라며 "그 안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조민 씨의 ‘입시비리 의혹’을 두고 "조민 성적이 3, 4등인데 표창장이 무슨 상관이냐"고 항변한 것을 두고선 서울대 학생들이 "완벽한 창과 완벽한 방패. 모순의 화신 그 자체를 보는 것 같다" "내 모든 말은 내 말로 반박할 수 있다 이거인가"라며 조롱하기도 했다.

◇ 조민 입시비리 의혹으로 드러난 특권의식과 특권 세습 의지

40대 후반부터 50대까지 이런 조 전 장관의 정당에 지지 의사를 표하는 것을 본 청년층은 거부감을 넘어 혐오감까지 느끼는 모양새다. 특히 청년층은 조 전 장관이 2012년 3월 2일 올린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하늘의 구름 쳐다보며 출혈경쟁하지 말고 예쁘고 따뜻한 개천 만드는데 힘을 쏟자!"라는 트윗과 그의 가족들이 저지른 ‘입시비리 의혹’을 함께 언급하며 ‘86 운동권 세대의 특권의식’이라고 비판한다.

청년층은 나아가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는 장년 세대가 조 전 장관 가족과 같은 ‘특권의식’과 ‘계급사회 추구’에 공감하는 게 아닌가 의심한다. 조민 씨 입시비리 의혹이 드러났을 당시 함께 제기된 조 전 장관 또래 교수들 간의 ‘자녀 스펙 쌓아주기 품앗이’ 의혹도 청년층이 보기에는 ‘특권 세습 의지’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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