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울산시 동구 동울산종합시장을 찾아 지지자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울산시 동구 동울산종합시장을 찾아 지지자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

다음달 10일에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에서 고령층 유권자들의 투표성향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투표권을 가지는 유권자들의 연령 역시 점차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번 총선에서 처음으로 60대 이상 유권자 비율이 2030 연령대를 추월했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대체로 보수화되는 성향을 감안하면 일단 국민의힘에 유리해 보이지만, 결국 윤석열 정부를 지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얼마나 조성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5일 발표된 행정안전부 ‘2023년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올해 총선에서 만18세 이상 유권자 수는 4438만여 명이다. 그중 60대 이상 고령층 인구는 1395만110명으로 비율은 31.4%를 차지했다. 28.8%를 차지한 20~30대 청년층 비율을 사상 처음으로 추월한 것이다. 60대 이상 유권자 비율이 전체의 30%를 넘긴 것도 이번 총선이 처음이다.

총선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60대 이상 유권자 비율을 보면 서울 29.4%, 경기 28.3%, 인천 29%로 전국 평균보다는 낮다. 정치권에선 2030 연령층이 최근 수년간 있었던 집값 폭등으로 경기·인천으로 밀려나면서 특히 서울에서 고령층 친화적인 공약이 힘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노인복지 공약을 내놨는데,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우선 여야 모두 노인 공약의 핵심은 ‘간병비 급여화’다. 요양병원 간병비를 건강보험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모두 내놨던 공약이면서 이번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또 경로당 점심 제공 공약도 여야가 같다. 민주당은 주5일, 국민의힘은 주7일 제공하겠다는 것 정도가 다르다.

윤석열 대통령도 최근 노인 복지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여당을 지원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강원 원주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22번째 열린 민생토론회 모두발언을 통해 "일생을 헌신해 오신 어르신들을 편안하게 잘 모시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책무"라며 "취약 어르신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현재 매년 1000호씩 짓지만, 매년 3000호씩 건축하는 것으로 보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실버타운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2015년 폐지된 분양형 실버타운 제도를 다시 도입하고 입주 자격, 위탁 운영 등 민간사업자의 진입을 어렵게 하는 제도를 개선해 실버타운 건설이 활성화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의료 요양 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어르신들이 병원이 아닌 집에서도 편안하게 의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의사, 간호사가 방문하는 재택 의료를 활성화하겠다"면서 "장기요양재택의료센터를 현재 95개소에서 전국 250개소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지난 2020년 총선 때는 코로나로 인한 국가 위기 시국이라 고령층 표 상당수가 당시 여당인 민주당을 향했던 게 사실"이라며 "결국 이번 선거에서도 이들 연령대에서 윤석열 정부를 밀어주자는 분위기가 얼마나 만들어질지가 승패의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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