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붐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면서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전력 확보에 고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구글의 데이터센터. /구글
생성형 인공지능(AI) 붐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면서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전력 확보에 고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구글의 데이터센터. /구글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전력부문의 친환경 전환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빅테크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서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 전력 확보에 몰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주최로 얼마전 휴스턴에서 열린 에너지 콘퍼런스 ‘세라위크(CERAWeek)’의 주요 화두가 AI 발전 및 그에 따른 전력 수요였다면서 데이터센터 가동에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만큼 전력망에 부담이 가고,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도 지연될 수 있다는 데 대다수가 동의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빌 바스 부사장은 세계적으로 사흘에 하나씩 새로운 데이터센터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도 데이터센터의 수익성을 결정할 핵심 요소로 전력을 꼽고, AI 구동에 들어가는 전력량이 믿기 어려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데이터센터 건설에 더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미국 내 제조업 공장 건설 증가, 수송·난방·중공업 부문의 전기 전환 등 전력 수요를 늘리는 다른 요인들도 중첩된 상황이다.

미 전력업체 서던컴퍼니는 지난해에 데이터센터 건설을 비롯한 산업활동을 이유로 조지아주 전력 수요 전망치를 대폭 상향하기도 했다. 2030년 겨울까지 기존 예측보다 17배 많은 6천600MW의 수요 증가를 예상했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 8000여곳 중 약 3분의 1이 미국에 있는 만큼 미국 내 전력 사정에 관심이 집중된 상태지만, 데이터센터 건설은 세계적 현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AI, 가상화폐 부문의 전력 수요가 2026년까지 2배가 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발전소보다 데이터센터 건설에 걸리는 시간이 짧은 상황에서 이미 미국에서는 전력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건설 시간이 2∼6년 길어지고 있다고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업체 CBRE그룹은 전했다.

문제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 빅테크 등이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친환경 에너지를 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 측의 낙관적 전망과 달리 어니스트 모니즈 전 미 에너지부 장관은 풍력, 태양광 등 친환경 발전시설을 짓기 어려워지는 상황을 거론하며 전력 업체들이 천연가스, 석탄, 원자력에 대한 의존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천연가스업체 EQT의 토비 라이스 최고경영자(CEO)도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인 테크 업체들로부터 천연가스 구매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친환경 에너지는 날씨 등의 영향을 많이 받고 원자력 발전은 건설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업체들이 천연가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