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충남 서천시장 화재 현장에서 만나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두 사람에게 가장 시급한 숙제는 2030 남성들의 표심을 다시 얻어내는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연합
지난 1월 충남 서천시장 화재 현장에서 만나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두 사람에게 가장 시급한 숙제는 2030 남성들의 표심을 다시 얻어내는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연합

지난 26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자체 분석한 총선 판세를 놓고 언론을 필두로 ‘범야권 200석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총선을 2주 남겨둔 상황에서 ‘역전의 기회’는 2030세대 남성과 중도성향 무당층의 표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7일 <뉴스1>은 "최근 본사가 보도한 격전지 5곳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부산 북구갑을 제외한 4곳에서 중도층 유권자들이 진보·보수 유권자보다 ‘다른 후보 지지로 바뀔 수도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그 비율은 전체 유권자의 30%에 달한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통신은 "주요 격전지의 경우 한 자릿수 이내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할 때 중도층 10명 중 3명은 마음을 바뀔 수 있다는 점은 당락 역시 바뀔 수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이 중도층은 주로 2030세대 남성들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 20일 <파이낸셜뉴스>는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11~1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20대와 30대 중도층(무당층)이 각각 15%와 7.4%로 나타났다. 2030세대 중도층이 지난 7~8일 진행한 조사 때 각각 8.8%와 4.5%보다 상당 폭 증가한 것이다. 해당 조사에서 20대 중 민주당 지지층은 31.8%, 국힘 지지층은 30.5%였다. 30대 중 민주당 지지층은 37.7%, 국힘 지지층은 34.1%였다.

<매일경제>는 지난 24일 보도에서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20대 남성 무당층 비율이 20대 대선 전인 2022년 1월과 지방선거 전인 2022년 4월 각각 27%였으나 올해 2월에는 평균 43%로 16% 증가했다. 30대 남성 무당층도 대선 전 19%였으나 올해 2월 26%로 늘었다"면서 "특히 2030 남성이 국민의힘 지지를 철회하되 민주당이 아닌 무당층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이준석의 개혁신당이나 조국의 조국혁신당에 대한 2030세대 지지율은 매우 낮다.

신문은 2030 남성들이 표심을 잃어버린 이유를 정치권에 대한 실망 때문으로 풀이했다. 지난 대선 때 국힘은 ‘여성가족부 폐지’ ‘능력주의 부활’ 등을 공약했지만 지키지 않았고, 현재 총선에서도 여야가 ‘86 운동권 기득권 심판’과 ‘윤석열 정부 심판’만 외치자 2030 남성들은 오히려 ‘정치 혐오’에 빠졌다는 분석이었다. 신문은 또한 2020년 21대 총선서 55%만 투표를 했던 2030 남성들이 2022년 대선 때는 70%대 투표율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총선이 다가오자 2030 남성들이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힘에 대한 실망감과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적잖게 올라온다. 86 운동권 세대의 특권의식과 이들이 젊은 세대들을 얕잡아 보는 태도, 제도적인 남성 역차별, 계층의 계급화 추세, 장애인 수준의 중증 환자도 입대시키는 병무행정 등을 비판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이 윤석열 정부의 개혁을 바랐던 내용들이다. 신문들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을 ‘혐오’하는 ‘무당층 2030 남성들’의 마음을 누가 잡느냐가 이번 총선 승리의 열쇠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60대 이상 연령층에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집토끼’가 많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반면 2030 남성은 ‘풀어놓고 키우는 토끼’에 비유할 수 있다. 이들은 ‘국가를 위한 무조건적 희생’이나 ‘남자니까 어려운 일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60대 이상 우파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않는다. 때문에 젊은 남성을 중심으로 국힘의 총선 어젠다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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