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훈
최영훈

이재명 후보가 중임 대통령제-결선투표제 개헌과 연동한 다당제-선거구제 개편을 고리로 안철수 심상정을 포섭하고 있다. 이는 ‘반윤 텐트’를 쳐 윤석열을 포위해 정권을 재창출하자는 다분히 정치공학적인 발상이다.

이 후보는 ‘정치개혁’을 고리로 국민의당‧정의당‧새로운물결 등 제3지대와의 야합 시도를 노골화했다. ‘마초 석열’을 포위하는 ‘반윤(反尹) 텐트’를 넓게 쳐 불붙은 정권심판론에 물타기를 해보려는 거다. 정권심판론이 60% 선에 이르러자 여권 전체가 비상한 대책으로 총결집 태세를 갖춘 것이다.

지난 27일에는 여당 의총까지 나서서 다당제를 위해 연동형 및 권역별 비례제까지 포함한 정치개혁에 나서겠다고 결의했다. 안철수 심상정과 ‘정책 연대’라지만, 검은 돈에 엮인 자들이 오랏줄을 피하기 위해 목숨 걸고 몸부림치는 것으로 보인다.

송영길 대표는 28일 "승자독식 선거제도를 개혁해 실질적인 다당제를 구현해야 한다"고 기염을 토했다. "연동형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 지방선거는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로 비례성을 대폭 강화하겠다." 이어 그는 ‘통합정부’ 및 국무총리 국회추천과 대통령 중임(4년) 및 결선투표제 도입을 위한 개헌도 다짐했다. 그는 또 "안철수의 새로운 정치, 심상정의 진보정치, 김동연의 새로운 물결도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을 제외하고 진짜 국민의 삶을 개선하자는 모든 정치세력이 가능한 범위에서 협력하자"고 했다. ‘초당적 국가안보회의’에 여야 대표 참여의 제도화와 양극화 극복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위원회’도 구성하겠다고도 했다.

이 구상의 시작은 이해찬으로 보인다. 박지원과 먼저 상의를 거쳤다고 한다. 그리고 진보좌파 원로그룹인 원탁회의의 추인을 받아 착착 진행했다는 말이 들린다.

거기에 권력에 목마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끌어들였다. 김종인은 윤석열에게 팽 당한 뒤 ‘복수의 칼’을 갈고 있던 차다. 김종인은 첫 만남 이후 자폐 정치인인 안철수에 대해선 ‘미래가 없다’며 최근 화해 전까지 평가절하를 계속한 바 있다.

그러다 대형 사기극의 시나리오를 전해 듣고는 여기에 배고프다는 듯 한숟가락 얹고 가담한 듯하다. 이재명과 먼저 만나 진의를 타진한 뒤 김종인은 작업에 들어갔다. 안철수 부부와 함께 만찬을 한 것이다.

이 세력들은 피로한 87체제 혁파를 겉 명분으로 속으론 ‘윤 포위론’에 가담하는 음모를 꾸민 거다. 안철수가 내건 새 정치는 이미 빛이 바랬지만 이번 야합으로 그는 국민들에게서 팽 당할 신세에 처했다.

여권은 대선 후 궤멸당할 처지에 놓여있다. 여권이 대선에 패배하면 박근혜 탄핵 여파보다 더 크게 정치권에 쓰나미가 강타할 것이다. 민주당은 2020년 총선 때 정의당과 함께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했지만 위성정당을 만들어 이를 무력화한 바 있다.

이런 구상은 한마디로 그들만의 ‘야합 리그’에 불과해 벌써부터 윤석열 지지자들이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게 뭉치고 있다. 안철수가 윤석열과의 단일화를 깬 것에 대해서도 역풍이 훨씬 거세게 일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은 대장동에서 나온 검은 돈이 동력인 ‘반윤석열 포위망’에 냉소를 보낼 게 뻔하다. ‘여야정 정책협력위’에서 국정계획을 수립하고, 인수위는 행정인수에만 충실 운운해본들 누가 믿겠는가?

진보좌파 브레인들이 제법 오래 준비한 듯한 이런 밀실 구상은 국정 전반을 망라했지만, 실천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이념과 노선에서 안보와 같이 노선이 극으로 갈리고 경제 문제에선 시장경제와 담을 쌓은 세력이 함께라?

이런 선거용 탁상공론에 중원지대의 무당층들이 표를 던져줄 것 같은가? 검은 돈으로 마련한 야합의 빅텐트로 석열을 포위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코미디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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