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라디오서 "안철수, 윤석열 단일화 제안 받았어야"
‘막판 단일화’ 가능성에 회의적…"양측, 많이 상처 입어"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연합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배경에 대해 "국민 과반수 이상이 정권교체를 바라는데, 이 국민들의 열망인 정권교체에 반하는 행위를 안철수 후보가 했다"며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는 안 후보가 거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인 전 위원장은 2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전화 인터뷰에서 "‘언제 어디서든지 만나자’ ‘흉금을 털어놓고 이야기하자’ ‘내가 지방에 가더라도 차를 돌려서 오겠다’ 등 윤석열 후보의 제안을 안 후보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앞서 인 전 위원장은 안 후보가 야권 단일화 협상 결렬 이후 지난 1일 안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안 후보는 지난달 13일 국민경선 방식의 야권 단일화 협상을 제안했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의 책임 있는 답변이 없었다며 일주일 만에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가) 국민 경선 등 소신이 있으면 (안철수·윤석열 후보) 두 사람이 만나서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를 해야 된다"며 "그런데 마지막에 안 후보가 거부했다고밖에 우리가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인 전 위원장은 안 후보의 국민경선 방식의 단일화 제안을 두고는 "단일화는 갑자기 산술적으로 여론조사를 해서 결정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다음 정권이 어떤 비전을 제시하고 나라를 이끌어갈 것인지 등 마음을 모으는 게 단일화"라며 "이런 면에서 국민 경선은 아주 지엽적 방법론에 불과하다"고 했다.

인 전 위원장은 막판 단일화 가능성에는 회의적 반응을 드러냈다. 그는 "(막판 단일화가) 만에 하나 그렇게 되면 참 좋겠다"며 "저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양쪽이 많이 상처를 입었다"면서 "지금 단일화를 한다고 해봐야 산술적·정치공학적 단일화를 이룰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 전 위원장은 "정말 마음이 하나가 돼 다음 정권을 서로 협력하고 마음을 합해 이끌어가겠다는 건 상당히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막판 단일화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는 국민의힘을 향한 쓴소리도 냈다. 인 전 위원장은 "안 후보가 단일화를 제안할 때 두 가지 이야기를 했다. ‘정치교체, 시대교체, 정치개혁 등을 의논하자’와 두 번째는 ‘국민경선을 하자’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앞 부분에 더 관심이 있고 강조점이 있다"며 "안 후보의 이와 같은 생각을 초창기에 국민의힘이 간파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계속 책임총리제나 ‘각료가 몇 명이냐’ ‘연합정부를 어떻게 할 거냐’ 등 이야기를 계속 해 온 것"이라고도 했다.

인 전 위원장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사람은 55~56% 되는데 윤 후보가 받는 건 40% 남짓"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가 정권교체 여론 중 약 10%p를 흡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는 윤 후보의 근본적인 탓"이라며 "윤 후보가 안 후보 때문이라고 한다면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어떻게든 안 후보를 더 끌어안았어야 된다"고 설명했다.

단일화 결렬 배경에 민주당과 있던 것 아니냐는 시각과 관련해서는 "안 후보가 완주해서 이익을 얻는 집단은 누구인가. 어떤 이익을 누가 얻을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인 전 위원장은 또 민주당의 대선 전 정치개혁 추진 관련 "지금 하고 있는 거 할 마음이 있었으면 180석 가지고 있는 민주당이 벌써 했어야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180석을 가지고 전혀 상식에 맞지 않는 법안도 만들고 밀어붙이고 이러던 사람들"이라고 평가하며 "갑자기 선거 며칠 앞두고 의원총회에 모여 이런 저런 것을 한다고 하면 국민 누가 그것을 믿겠는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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