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3일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에 합의했다. 대선 승리 후 공동정부를 구성하겠다고 한다. 뒤늦게나마 안 후보가 ‘정권교체’라는 국민들의 열망을 깨달은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걱정할 일이 적지않다. ‘단일화’에 들떠 윤 후보와 당이 자칫 방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일화가 바로 승리를 담보하지 않는다. 막바지 변수가 많다. 단일화 그 자체에 함정이 있다. 결코 안심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안 후보 지지 세력의 크기와 응집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실치 않다. 그의 인기는 이미 거품이 꺼진 상태다. 여론조사에서 확인된다. 지지율 하락은 단일화를 걸고 윤 후보와 민주당 이재명 후보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던 모습에 유권자들이 실망한 탓으로 보인다. 정치성향과 인간성의 실체를 안 것이다. 그가 막판에 스스로 단일화를 제의한 것도 위기에 따른 백기투항에 가깝다. 지지세 크기가 예상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그 가운데 얼마가 윤 후보 지지로 돌아설지 의문이다. 안 후보의 좌파성향을 감안하면 이 후보 쪽으로 갈 숫자도 상당할 것이다. ‘단일화’라는 충격은 윤 후보지지 세력의 단결을 가져 올 수도 있지만 그 반대 흐름도 무시할 수 없다. 좌파 결집력이 우파보다 더 강하다는 통념을 감안하면 단일화의 역풍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우려에도 단일화는 우파 결집을 위한 마지막 계기다. 윤 후보 측은 더 겸손해야 한다. 긴장을 늦추어서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안 후보다. 단일화의 의미와 가치를 살리는 것은 그에게 달려있다. 지금까지처럼 어정쩡한 모습으로 선거에 임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정치장래만을 위해 승기를 잡은 후보의 등에 올라탔다는 이미지를 주어서는 안 된다. 그냥 ‘정권교체’만을 외쳐서는 안 된다. 어떤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를 했는지 그 내용을 내놓아야 한다. 분명하게 정체성을 밝혀야 한다.

안철수 개인의 정치생명을 연장해 주는 단일화가 되어서 안 된다. 사욕 버린 ‘정치인 안철수’의 진정성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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