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의 대선캠프 인재 영입은 ‘파격’ 그 자체였다. 선대본부에는 윤 당선인과의 인맥을 넘어 친여 성향의 정치·경제·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다수 포진돼 있었다. 이들은 윤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운 조력자들이자, 윤 정부의 초석을 닦을 인물들이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전문가 인맥의 핵심은 윤 후보의 친구이자 외교통상부 제2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다. 김 교수는 선대본부 외교안보정책본부장으로 윤 후보가 정계에 입문하기 전부터 ‘외교 과외’를 해오면서 인연을 맺어온 인물이다. 윤 당선인이 정권을 인계받으면 외교 관련 요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는 윤 후보가 경선을 치를 당시 외교·안보정책자문단의 좌장 역할을 했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국내 학계를 대표하는 ‘일본통’이다. 홍규덕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간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국방부 국방개혁실장에 임명된 경력이 있는 인사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국립외교원과 아산정책연구원을 거친 전문가다.

윤 당선인의 선대본부 경제 분야는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가 투톱으로 이끌어왔다. 김소영 교수는 거시경제, 국제금융에 능통한 전문가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해 이름을 알렸다. 김경환 교수는 박근혜 정부 국토교통부 제1차관을 지내 이론과 실무에 해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대한 윤 당선인의 정책 아젠다는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가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 분야는 김현숙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와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 대통령비서실 고용복지수석을 지냈고 선대본부 고용복지정책본부장으로 윤 당선인을 보좌했다. 안 교수는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정책본부장으로 윤 당선인의 복지 공약을 설계한 인물이다. 그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사위로 알려졌다.

교육 분야에서는 박근혜 정부 때 교육부 차관을 지낸 나승일 서울대 농산업교육과 교수가 캠프 초창기부터 합류했다. 현재 교육정책분과위원장이다. 중도 성향인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교육정상화본부장을 맡고 있다.

김형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명예교수

이념적 한계로 그동안 국민의힘과 거리가 있었던 학자들도 윤 당선인의 당선에 한몫 했다. 대표적인 진보성향 지식인으로 분류됐던 김형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명예교수는 한국사회경제학회장을 지냈다. 김 명예교수는 경선캠프에서 미래비전위원회를 맡아 중도성향 지식인을 규합했다. 윤 후보의 ‘노동 교사’로 알려진 정승국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미래비전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그는 유럽 복지제도와 노동시장 문제를 오래 연구해 온 중도성향 학자다.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 6일 선대위 출범식 연설에서 "중도와 합리적 진보로 지지 기반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백 가지 중 아흔아홉 가지가 달라도 정권교체의 뜻 하나만 같다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념의 진영을 넘은 친여성향의 탈(脫)민주당 인사들도 윤석열 캠프에서 활약했다.

이 그룹의 투톱은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이용호 의원(재선·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이다. 두 사람은 김대중(DJ) 정부에서 일한 적이 있다. 김 전 대표는 선대위 개편 전 새시대준비위원회를 맡아 옛 민주당 인사들과 진보 진영 인사들을 영입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이 의원은 윤 후보의 호남 교두보를 마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4선을 지낸 박주선·김동철·오제세 전 의원도 탈(脫)민주당 인사로 윤석열캠프에 전격 합류했다. 박 전 의원과 김 전 의원 역시 친DJ계 인사다. 광주가 지역구인 김경진 전 의원의 경우 국민의당으로 국회의원이 되기 전 민주당 당적을 가진 적이 있다. 그는 국민의힘 경선이 시작되기 전부터 윤 당선인을 지지했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방송 출연 등을 통해 윤 당선인을 지원했다. 선대위 개편 전에는 정세분석실장을 맡았다.

김현철 동국대 석좌교수

또 다른 DJ 정부 인사들도 윤석열 군단을 이끌었다.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김영환 전 의원,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을 지낸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 등이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동국대 석좌교수도 윤 후보 특별고문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며 민주당에 입당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의 지인 및 멘토로 막후에서 조언하는 인물들도 있었다. 우선 윤 당선인의 ‘55년 지기’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윤 후보의 충암고·서울대 법대 동기인 신용락 변호사 또한 주요 인물이다. 이 교수는 윤 당선인이 정계에 입문하기 전 언론에 나와 ‘대변인 격’ 역할을 했다. 판사 출신인 신 변호사도 외곽에서 윤 당선인을 도왔다.

신용락 변호사

멘토 그룹에서는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 소장과 같이 법학계 원로도 있었다. 송 소장은 윤 당선인의 서울대 법대 석사논문 지도교수로 그의 특별고문을 해왔다. 박보균 전 중앙일보 대기자와 경제고문 역할을 한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윤 당선인과 신뢰있는 인사로 분류된다.

김병준 전 상임선대위원장은 윤 후보가 정책 철학을 가다듬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인사로 평가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윤 당선인의 인재 영입에 있어 여성 지지층의 뿌리를 형성해 왔다는 점에서 핵심 인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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