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이 완전히 새 국면으로 전환됐다. 1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5123명으로 늘어 처음으로 5000명을 넘어섰다. 2년 전 코로나19 대유행 이래 최다 수치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시작된 오미크론 변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도 끝내 국내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인천 거주 40대 부부와 이들의 이동을 도운 A씨 등 3명이 변이 확정검사에서 오미크론 감염자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13일~22일 역시 나이지리아를 방문했다가 23일 입국 후 24일 확진된 경기지역 거주 50대 여성 2명도 오미크론 감염으로 확인돼, 국내에서도 오미크론 대유행의 빨간불이 켜졌다.

오미크론을 WHO(세계보건기구)에 첫 보고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안젤리크 쿠체 박사는 "오미트론은 델타 변이처럼 후각·미각 마비, 콧물 등 특이 증세가 없고 주로 피로감·두통이 오기 때문에 이를 가볍게 여길 수 있는데, 이 때문에 감염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고 말한다. 코로나19 확진자 첫 5000명 돌파에 오미크론 비상이 동시에 우리에게 닥친 것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정부는 발 빠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 재택치료자만 1만 명이 넘으면서 아파트 등 공동주택 집단감염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 감염자에 지원하는 것은 해열제와 방역키트가 전부다.

재택치료 대상자는 방역키트를 받은 뒤 하루 두세 번 비대면으로 체온·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해 의료진에게 보고한다. 가족들도 확진자 격리기간 10일간 외출이 금지된다. 백신 미접종자 가족은 20일간이다. 이 때문에 오히려 ‘가두리 감염’으로 인한 확진자가 폭발한다. 말만 재택치료이지 사실상 ‘자연치유’를 기다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시중에는 "온 가족이 코로나에 걸려야 치료가 끝난다"는 말이 나온다. 수도권 병상 가동률도 90%에 육박하고 있다.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코로나 대유행의 국면이 완전히 바뀐 만큼 대책도 새로워져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가 새로운 국면임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첫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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