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립 표방하지만 곤혹스런 속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지난 4일 개막한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은 폐회식을 끝으로 10일간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신화=연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지난 4일 개막한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은 폐회식을 끝으로 10일간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신화=연합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 날로 곤혹스러워지고 있다. 적극 지지에서 한 발 물러선 듯한 어휘 구사가 눈에 띈다. 러시아측 용어인 ‘특수작전’ 대신 ‘전쟁’이라고 현 사태를 지칭하기 시작했지만, 금후 행보는 가늠하기 어렵다.

러시아가 중국에 군사장비와 지원을 요청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으나, 구체적으로 러시아가 요청한 무기의 종류나 중국의 반응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에 드론 또는 미사일이 요청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도 중국이 러시아를 도울 준비를 하는 징후가 있다며, 미국이 이 사실을 동맹국에 알릴 준비를 하고 있다는 한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3주째로 접어들면서 러시아측에 일부 무기가 바닥나기 시작했다는 조짐이 포착됐다.

표면상 중립적 입장을 취해 온 중국은 WP보도를 부인했지만,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을 지속하고 있어 무기 지원 등 실질적 지지로 돌아설지 주목된다. 주미 중국대사관 류펑위 대변인은 러시아의 중국 장비 요청 보도와 관련해 "이에 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류 대변인은 "긴장된 상황이 고조되거나 통제 불능 상태로 되는 것을 막는 게 우선 순위"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이날 보도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제재 회피를 돕는다면 중국은 분명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나왔다. "중국이 러시아에 어떤 형태의 물질적·경제적 지원을 실제로 하는 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세계의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이든 경제 제재를 받은 러시아에 생명선을 제공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 설리번 보좌관이 이날 CNN·CBS·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러시아가 실수로라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영토의 단 1인치라도 넘어선 공격을 할 경우 나토의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는 강한 경고를 덧붙이기도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오는 14일 이탈리아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회동해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한 견제도 잊지 않았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지만, 중국의 대만 점령 시도를 억지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중국은 러시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주의 깊게 살피길 바란다"면서, 다만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점령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양회 기간 동안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군용기를 보내는 등 위협을 가해왔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일인 지난달 4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국빈관(釣魚臺)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전,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일인 지난달 4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국빈관(釣魚臺)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전,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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