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화상을 통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대선 패배를 수습하기 위해 2030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리는 등 쇄신안을 내놓고 있지만 ‘윤호중 체제’에 대한 당내 반발이 나오는 등 잡음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원 절반을 2030으로 꾸려 지방선거에서 청년 표심을 공략한다는 전략이지만 ‘이대남·이대녀’(20대 남자·20대 여자)에 대한 ‘젠더갈등’을 부추기는 것이 오히려 6월 지방선거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14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대선 패배의 대표적인 책임자라 할 수 있는 원내대표가 다른 사람들은 전부 총사퇴하고 혼자만 남아서 돌려막기로 하는 것에 대해서 문제 제기가 많았다"며 "새로운 사람으로 국민들한테 새로운 민주당의 모습을 보여줘야만이 우리가 지방선거에서 다시 도약하거나 재기할 수 있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코앞에 닥친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이 터져나왔다"며 "보통 이제 대선 패배 하면 니 책임, 내 책임 이런 식의 당내 분열 혼란이 사분오열 하는 게 있는데 이건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의견도 나왔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윤호중 비대위’는 ‘패권 정치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에서 (윤호중 비대위로) 결정을 했는데 우리 당이 갖고 있는 진영과 패권정치의 합작물이 아닌가"라며 "좋은 게 좋은 식으로 해서 엮은 건데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 국민들 생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지금 새로운 청년들도 비대위원에 넣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새 인물 없이) 그냥 그 얼굴 그대로 비대위 체제를 간다고 하면 과연 국민들이 민주당이 달라지려고 정신차렸구나, 제대로 하려는구나 그런 기대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다"고 강조했다.

당 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이상민 의원도 ‘윤호중 비대위’를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윤 위원장이 원내대표로서 지도부의 일원이었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됨에도 불구하고 비대위원장을 맡은 한계나 또 불가피성 현실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지현 민주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 윤호중 원내대표와 함께 공동위원장에 오른 것에 대해서도 ‘젠더갈등’의 전면에 설수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이대남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이 이대녀만 끌어 안을 경우 지방선거에서 또다시 패배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공동 비대위원장에 선임된 박 위원장은 ‘N번방 추적단 불꽃’의 활동가로, 대선기간 민주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능력 측면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비대위 구성에 대해 "대선 패배 결과를 놓고 볼 때 이대남의 지지가 적은 것은 민주당이 그동안 젠더갈등을 부추긴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도 이대녀 만을 안고 가는 모습을 비추는 것은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에 있어 필패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높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 위원장에 대한 능력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참신성이 있고 젊은 여성들 배려하려 하는 것은 눈에 띄지만, 당을 쇄신하고 지방선거에서 지도부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면서 "능력 면에서 검증되지 않아서 잘못하면 ‘쇼’라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비대위원으로 청년 창업가 김태진 동네줌인 대표, 권지웅 전 청년선대위원장, 채이배 전 선대위 공정시장위원장, 배재정 전 의원, 조응천·이소영 의원을 합류시키며 ‘청년과 여성, 민생과 통합’이라는 원칙으로 비대위를 꾸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계파 간 나누어 먹기가 이뤄진 측면도 적지 않았다는 비판이 쇄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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