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집무실에서 열린 인수위 티타임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집무실에서 열린 인수위 티타임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안철수 위원장·권영세 부위원장 체제로 확정되면서 이제 인수위원회에 파견될 경제부처 공무원과 규모에 관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수위원회 파견은 정권 실세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고, 새 정부 출범 후에는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아 ‘출세의 지름길’로 통한다. 과거 인수위원회 파견 공무원들의 경우에도 장·차관까지 승진한 사례가 흔하다.

15일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 등에 따르면 주요 경제부처는 인수위원회 파견자 명단을 내부적으로 준비 중이다. 윤석열 인수위원회는 위원장 1명, 부위원장 1명, 인수위원 24명으로 골격이 잡힌 상태다. 여기에 부처별 국·과장급 공무원, 외부 전문가 등을 전문위원과 실무위원으로 임명해 200명 안팎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부처별 파견자가 확정되기까지는 인수위원회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이름을 거론하기는 어려운 단계다. 분과별 인수위원이 결정되면 인수위원회가 부처 공무원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전문위원과 실무위원으로 데려갈 가능성이 크다.

부처 공무원들이 파견자 명단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자명하다. 과거 인수위원회 파견자들이 대부분 출세 코스를 달렸기 때문이다. 실제 인수위원회 파견자는 인수위원회 활동이 종료되면 청와대로 들어가 일하거나 다시 부처로 돌아와도 요직을 맡는 경우가 많다. 애초 인수위원회가 각 부처의 ‘에이스’를 뽑아가는 경향이 있는데다 새 정부 인사들과 교류를 넓히는 것이 향후 공직생활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박근혜 인수위원회 당시 기획재정부에서는 은성수 국제금융정책국장(행시 27회), 홍남기 정책조정국장(행시 29회), 이억원 종합정책과장(행시 35회)이 파견됐다. 은성수 국장은 후에 금융위원장에 올랐다. 홍남기 국장과 이억원 과장은 현재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기획재정부 1차관 자리에 있다.

이명박 인수위원회 당시 전문위원을 맡았던 조원동 재정경제부 차관보(행시 23회)는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활약했고, 김동연 기획예산처 재정정책기획관(행시 26회)은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했다.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행시 22회),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1차관(행시 29회),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2차관(행시 30회)도 이명박 인수위원회 출신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윤석열 인수위원회에도 1급과 국·과장급을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의 인수위원회 파견 공무원들 역시 복귀 후 대체로 요직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정은보(행시 28회) 금융감독원장은 2012년 당시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으로서 박근혜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파견됐다. 복귀 후에는 새 정부의 기획재정부 차관보에 임명됐다. 이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을 맡았고, 외교부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 협상대표로 발탁돼 활동하다 지난해 금융감독원 수장이 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때 인수위원회(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파견된 박정훈(행시 35회) 당시 금융위원회 금융현장지원단장은 복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자본시장국장 보직을 받았다. 이어 기획조정관을 거쳐 지난해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승진했다. 이번 윤석열 인수위원회 파견 후보자로는 금융정책국장 또는 금융정책과장을 거친 실·국장급 인사들이 거론된다.

금융감독원의 경우 박근혜·문재인 인수위원회에는 파견자가 없었다. 하지만 이명박 인수위원회에는 1명이 파견된 전례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과장급 각 1명씩 인수위원회에 파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세청 역시 전군표 전 청장(행시 20회)과 이현동 전 청장(행시 24회)이 각각 노무현·이명박 인수위원회 출신이어서 이번 인수위원회 파견자에 대한 관심이 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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