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훈
최영훈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는 한 몸이 돼 부산 북항 등지를 다니며 대선 캠페인을 했다. 이준석은 언제 그랬냐는 듯 표변해 마치 윤석열과 진정한 ‘깐부’가 된 모습이었다. 윤 후보는 이제 94일 남은 대선의 대장정에서 분수령을 넘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한번 더 큰 위기가 닥칠 거다.

그러니 결코 방심해선 안 된다. 가슴 졸일 필요는 없다. 사나이 가는 길에 비도 오고 눈도 오는 법. 해만 쨍쨍하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설혹 실수를 하더라도 상대인 이재명이나 여권에서 더 큰 헛발질로 만회의 기회를 주니까 말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전북 군산에서 ‘전북 소외론’으로 텃밭 끌어안기를 계속했다. 그러면서 고단한 가족사도 거론했다. 이재명의 의도된 연설은 감성을 자극하고 눈물선을 아릿하게 만들었다.

"여동생은 요구르트 배달하고 미싱사하다 화장실에서... 산재 처리도 못 했습니다."

"출신이 미천한 것은 제 잘못이 아니니 탓하지 마시고 그래도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그러면서도 "어렵게 살다 보니 (놀랄 일들이 튀어나올 지 모르니) 제발 뒤지지 말라"고 읍소도 했다.

이재명의 조부가 일제 때 뭘 했고, 백마 타고 안동 시내를 다녔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선친도 청구대(현 영남대)를 졸업해 집안 형편이 결코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이재명의 어릴 때 찍은 사진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집은 2층 양옥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재명은 계속 패가 꼬이고 있다. 중도로의 확장을 겨냥하고 주제 넘게 ’조국 비판‘을 하자 추미애와 대깨문의 성토가 빗발쳤다. 그러자 재명은 전북 순방 중 "국민이 잘못됐다고 하면 잘못된 것"이라며 뒤늦게 꼬리를 한껏 내렸다. 추미애의 비판에도 "검찰권 행사의 불공정성을 지적한 것"이라며, ’맞는 말‘이라고 서둘러 잔불을 껐다.

2주 연속 호남을 찾은 이재명, 겉으론 피에로처럼 웃지만 속은 꺼지지 않은 석탄을 삼킨 듯 타들어간다. 호남 지지율이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 석열이 예상외로 여당의 텃밭에서 선전하는 까닭이다.

6일 출범하는 국민의힘 선대위와 달리 돛을 펼칠 새시대준비위에 기대가 크다. 특히 김한길이 위원장으로 주도할 새준위의 역할, 중도로의 외연 확장에 이은 정치교체를 주목한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노욕에 찬 정치기술자‘라는 비난에 괘념치 말고 제 역할을 잘 하시길 빈다. 김종인은 욕심을 거두고 원로다운 처신으로 돌아가, 야권통합정권교체라는 대의에 묵묵히 따르기로 하심(下心)을 하시는가? 그렇다면 이제껏 그를 의심하고 비판하고 한 것을 거두겠다. 무례함을 용서하기 바란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