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문학관-詩] 김춘수 지음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자유 문학관-詩] 김춘수 지음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 박석근 문화 에디터
  • 승인 2018.0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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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샤갈 '마을과 나'(1911, 뉴욕 현대미술관)

위의 그림은 샤갈의 ‘마을과 나’라는 제목의 그림이다. 김춘수 시인은 이 그림을 보고 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를 창작했다.

그림 ‘마을과 나’는 고향의 풍물을 담은 듯하다. 마치 꿈속처럼 논리에 맞지 않게 묘사되어 있다. 남자와 염소는 서로를 바라보고 있고, 염소의 뺨에 포개어져 염소젖을 짜는 소녀가 그려져 있다.

시인 김춘수는 이 그림을 보고 영감을 얻어, 그림처럼 논리적 개연성이 없는 시를 창작했다. 샤갈은 형태와 색으로 그림을 그렸고, 김춘수는 그것을 언어로 옮겼다. 이 시에는 어떤 의미나 관념도 없다. 언어의 본질이 의미를 담는 것인데 시인은 이를 거역하고 이미지만 담았다. 그러므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은 언어의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각예술과 달리 언어예술은 한눈에 감상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언어의 본질이 의미체계로 짜여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유의 현대시를 감상 할 때는 의미체계를 생각해서는 안 된다. 3월에 눈 내리는 마을처럼, 가끔 의미도 생각도 없이 어떤 풍경을 바라볼 때가 있다. <편집자 주>

sgp@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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