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와 손잡고 지연시킨다 생각...우크라 "원칙대로...온라인 협상 중"
우크라이나 사태의 출구전략이 세계 관심사가 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협상에 임해 온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측이 합의해야 할 부분을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계속 입장을 바꾸며 우리들의 아이디어를 거부한다"고 지적했다.
휴전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쪽이 의도적으로 협상을 지연시킨다는 주장에 가깝다. 러시아 언론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협상이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그들(우크라이나)이 미국 동료들과 손을 맞잡고 있는 것 같다"는 발언도 했다. 우크라이나와 미국의 유착 가능성을 암시한 셈이다. "(협상) 과정을 신속히 마무리하는 게 그들에게 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들은 계속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고자 한다", "우리를 가능한 한 오랫동안 적대적인 상태로 두고자 하는 것 같다." 미국을 겨냥하며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원칙에 입각한 명확한 입장", "협상이 온라인으로 계속돼 왔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난달 28일부터 대표단 협상과 외무장관 협상을 거처 지난 14일 이후 대표단 협상과 실무단 차원의 화상 협상을 이어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와 중립국 지위 등을 요구한 반면, 우크라이나는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안전보장을 제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앞으로 유럽 등 러시아에 비우호적인 국가에 러시아산 천연가스와 원유를 팔 때,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만 결제 받겠다고 재확인했다.
"달러화나 유로화 등의 외화들이 현재 매우 신뢰할 수 없는 통화가 됐다", 서방 세계에 대한 일갈도 잊지 않았다. 그간 유럽으로 오는 러시아산 가스 대금엔 유로화가 주로 쓰였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이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의 평가는 이용 가능한 공개 정보와 기밀 정보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바탕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공격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풀을 전쟁범죄의 피해로 제시했다. "러시아군이 공격한 많은 장소는 민간인이 사용 중인 것으로 명확히 드러났다"면서, 마리우폴 산부인과 병원이나 상공에서 잘 보이도록 큰 글씨로 러시아어 ‘어린이’라고 표시한 마리우풀 극장을 포격한 것 등을 예로 들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측이 러시아를 주요 20개국(G20)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오는 11월 인도네시아가 주최하는 G20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