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1월 17일(현지시간) 수도 뉴델리에서 화상을 통해 세계경제포럼(WEF)이 주최한 ‘다보스 어젠다 2022’에 참가해 연설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지금이 인도에 투자하기 가장 좋은 때"라고 강조했다. /AP=연합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1월 17일(현지시간) 수도 뉴델리에서 화상을 통해 세계경제포럼(WEF)이 주최한 ‘다보스 어젠다 2022’에 참가해 연설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지금이 인도에 투자하기 가장 좋은 때"라고 강조했다. /AP=연합

인도와 호주가 2일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앞서 대부분의 관세를 폐지하는 무역협정에 서명했다. 자원 부국인 호주와 풍부한 노동력의 제조업 강국 인도가 만나 중국 견제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 피유시 고얄 상무장관과 댄 테한 호주 통상장관이 이날 화상 행사를 통해 양국 간 ‘경제협력무역협정’(IndAus ECTA)에 서명했다. 이번 협정에 의거해 85% 이상의 대(對)인도 호주 수출품 관세가 폐지된다. 관세 폐지율은 향후 10년에 걸쳐 91%까지 높아질 예정이다. 중국과의 충돌로 어려움을 겪어 온 호주로선 대대적인 활로 모색의 성과로 평가될 만하다.

관세 폐지 대상은 호주 수출품은 양고기·양털·랍스터·구리·석탄·알루미나 등 광물과 비철 금속 부문이다. 금액으로 126억 호주 달러(11조5000억원)에 이른다. 인도는 호주산 와인에 대한 관세 또한 150%에서 100%로 인하하는 등 가격에 따라 차등적으로 낮춰가기로 했다. 한편, 인도의 대호주 수출품 96.4%가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된다. 인도 정부는 양국 협력 강화에 힘입어 4∼5년 내 1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협정이 공급망(supply-chain)의 탄력성을 높이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기대감을 표했다. 특히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이날 화상 행사에서 "이번 서명으로 인도의 성장하는 제조업 부문에서 중요한 ‘희토류’ 관련 협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를 견제한 발언이다.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의 두 회원국인 인도와 호주는 이로써 안보에 이어 경제통상 부문에서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호주 입장에선 무역·외교 분쟁을 빚어 온 중국 대신 ‘인구 대국’ 인도(실질적으로 중국의 인구를 넘어섰다는 관측이 우세하다)시장에 본격 진입할 수 있고, 중국과 국경분쟁을 벌여온 인도로선 중국산 제품을 호주산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된다.

10여년 전 시작한 FTA 협상의 연내 타결 또한 양국의 공통된 목표다. 한편 호주 정부는 인도 요리사·요가 강사·학생들에게 문호을 개방키로 했다. 최근 중국유학생들이 호주 입국을 잇따라 거부당했다며 중국 정부가 반발한 상황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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