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강세지역서 많이 사용...중간선거 의식한 결정이란 분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멘로의 바이오 연료업체 POET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물가상승 억제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물가급등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탓으로 돌렸다. /AF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멘로의 바이오 연료업체 POET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물가상승 억제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물가급등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탓으로 돌렸다. /AFP=연합

우크라이나 사태 이래 기록적인 유가 및 물가 급등이 심각성을 더하는 가운데, 미국에서 고(高)에탄올 함유 휘발유 거래가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이 휘발유는 친환경 정책을 내세우는 조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환경오염 우려를 들어 여름철 판매를 금지했던 에너지다. 미국은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면 대중교통이 불편하다. 이동 및 생계 방편에 자가운전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미국인들에게 유가 상승은 피부에 와 닿는 고통이다.

현 상황은 정부의 에너지정책에 기인한 면도 크다는 지적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친 러시아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미국인의 연료비 지불능력이 전쟁을 벌이며 학살을 자행하는 독재자에게 휘둘려선 안 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각) 아이오와의 바이오연료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3월 물가 상승의 70%는 푸틴 때문에 발생한 유가 상승에서 기인한다"며, 유가 안정을 위해 올 여름 에탄올 함유량이 15%로 높은 혼합 휘발유 ‘E15’를 한시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혔다.

더운 여름철에 사용할 경우 스모그를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매년 6월 1일부터 9월 15일까지 ‘E15’ 판매가 금지돼 왔다. 미국 휘발유는 대부분 에탄올 함유량이 10% 안팎이다.

백악관은 현재 30여 개 주의 2300여 개 주유소에서 E15를 판매 중이며, 이번 조치가 갤런당 10센트가량의 유가 억제 효과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6개월간 하루 100만배럴씩 전략비축유를 방출해 유가 상승을 막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의식한 결정으로 본다. 아이오와州는 에탄올의 원료인 옥수수의 주생산지이자, 지난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더 높았던 공화당 강세 지역이다.

E15를 사용하는 주들은 중서부와 남부 지역으로, 대부분 공화당 지지가 강하다. 떨어지는 지지율과 더불어, 바이든과 민주당은 물가 상승률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12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보다 8.5% 올라, 1981년 12월 이후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간선거를 6개월 여 앞둔 현재,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쟁 시엔 집권 여당이나 국정수반의 지지가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일부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을 원치 않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며 냉혹한 분석을 내놓기도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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