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5%로 낮췄다. /연합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5%로 낮췄다. /연합

국제통화기금(IMF)이 사실상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시대 진입을 예고했다.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당초 제시했던 것보다 큰 폭으로 내린 반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대폭 올린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급등할 것으로 전망돼 비상이 걸렸다.

IMF는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6%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 4.4%보다 0.8%포인트 내려간 것이고, 6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4.9% 성장을 예측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1.3%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IMF는 내년 성장률도 올해와 같은 3.6%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이다. 지난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1월 전망치보다 소폭 오른 6.1%로 수정해 추산했다. IMF의 직전 전망치와 비교하면 지난해 성장률은 올랐지만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일제히 하락한 것이다.

IMF는 이번 예측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국한된다는 전제에다 지난 3월까지 발표된 서방의 대(對) 러시아 제재만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대유행의 보건 및 경제적 영향이 올해에는 약해진다는 가정하에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코로나19 재확산 등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IMF는 "전쟁 악화 가능성, 러시아 제재 확대,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전략으로 인한 중국의 경기둔화, 새롭고 더 치명적인 바이러스 변이 출현에 의한 대유행 확산 가능성 등으로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한 하방 위험이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경기 회복세 실종을 경고한 셈이다. IMF는 난민에 의한 사회적 불안, 금리 인상 및 부채 부담 증가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올해 인플레이션은 선진국의 경우 5.7%, 개발도상국은 8.7%로 각각 예상했다. 이는 직전 전망치보다 각각 1.8%포인트, 2.8%포인트 올라간 수치다. 특히 선진국의 물가상승률 예측치는 지난 1984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IMF는 "인플레이션 상승은 중앙은행의 물가 압박 억제와 성장 보호 사이에서 균형잡기를 복잡하게 할 것"이라며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으로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에 압박을 가하면서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전쟁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 악화, 원자재 가격 추가 상승이 지속해서 높은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IMF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지난 1월의 3.0%보다 0.5%포인트 내린 2.5%로 제시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0%로 봤다. 지난 1월 전망치 3.1%보다 0.9%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0%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중국의 봉쇄 조치까지 겹쳐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더욱 커지고 있다. IMF는 "최근 중국의 주요 제조 및 무역 허브에 대한 봉쇄는 다른 지역의 공급 차질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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