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초롬
함초롬

미국이 46조 원이라는 전 세계 1위 출판 시장을 가진 데 반해, 우리나라 출판 시장은 4조 원 정도의 규모다. 게다가 지난 30년간 좌파들이 장악한 국내 출판계는 문화 전쟁을 이끄는 철옹성으로 기능했다. 그 규모는 특별히 확장되지는 않다가 침체기로 접어들고 있다.

한동안 출판계에서는 오디오북 시장에 공을 들였다. 아마존 ‘오더블’(Audible)의 성공을 벤치마킹한 것이었다. 김혜수 등 톱 배우들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며 독자층의 다변화를 꾀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끝이 보이는 시도였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장거리 운전이 많지 않고, 네이버 같은 기업이 자본으로 연예인을 섭외한다면 그 이상으로 오디오북을 만드는 경쟁력을 가진 곳은 없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은 누가 더 유명한 사람을 섭외하느냐가, 책의 퀄리티와는 상관없는 흥행의 요건이 된다. 또한 유튜브 등의 플랫폼에 무방비 노출된 상황에서,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오디오북을 듣는 사람도 많지 않다.

좌파들의 문화전쟁은 출판에서 오디오북, 그리고 OTT 시장으로 발을 넓혀가고 있다. ‘반일 감정’을 선동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애플TV 드라마 <파친코>가 그 방증이다. 2018년 출간 직후 미국에서의 엄청난 판매 부수에 비해 국내 독자들에게는 다소 낯선 소재라는 이유로 외면당했다. 하지만 1,000억원 대의 제작비로 윤여정과 이민호 등 스타 배우들을 끌어들이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역설적으로, 우파에게도 기회가 오고 있다. 왜냐하면 세계의 반중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고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지만, 좌파들은 이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을 압박하는 차별화된 ‘북한인권’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세계 OTT 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시도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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