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국악원이 개원 30주년을 맞아 기념 창극 ‘별난 각시’를 선보인다(국립국악원 예악당 5월13~14일). ‘별난 각시’는 안동 하회 ‘각시탈’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안동에서 전해지는 하회별신굿 이야기를 소재로, 마을을 지키는 서낭신의 전설을 새롭게 해석해 신(神)이 된 각시의 이야기를 담았다.

조선 후기 주인공들의 희생으로 마을 공동체에 닥친 역병과 두 집안(허씨·안씨)의 갈등을 극복하는 원작 배경에, 전승 설화엔 없던 허구의 인물들을 더해 흥미와 완성도를 높였다. 두려움에 맞서 끝까지 역병과 싸우며 의술을 펼친 주인공 ‘진이’라는 새로운 여성 영웅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서연호(고려대 명예교수)의 원작 ‘창극 각시탈’을 극작가이자 배우인 홍원기가 각색·연출했다. 대전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을 역임한 정은혜(충남대 무용학과 교수) 안무가는 악귀를 물리치는 벽사(사악한 것을 물리침) 의미가 담긴 탈춤을 새롭게 해석해 보여준다.

소리꾼 박애리, 작곡가 김백찬, 이들을 안배하는 음악감독 김영길의 역할도 절대적이다. 박경민(진이 역) 김대일(허도령 역) 윤영진(안도령 역) 이지숙(단춘이 역) 정민영(민의원 역) 등 국립민속국악원 대표 소리꾼들과 단원들이 출연한다.

창극 특성화 기관인 국립민속국악원은 1992년 개원 이래 지금까지 민속음악의 계승·발전을 목표로, 판소리와 산조 등 다양한 전통 작품을 새롭게 제작해 총 400여회 공연해왔다. 남원·진도·부산 등 각 지역에 있는 국립국악원 중 유일하게 창극단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