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20~22일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 방안을 한미 양국이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실무답사단이 탑승한 미군 수송기가 23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20~22일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 방안을 한미 양국이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실무답사단이 탑승한 미군 수송기가 23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20~22일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방문 2일차인 다음달 22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는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 중 취임 후 가장 빠르게 갖는 한미정상회담이다.

한국 대통령 취임 후 첫 방미보다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먼저 성사된 것은 1993년 7월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찾아 김영삼 대통령과 만난 이후 29년 만의 일이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28일 "윤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5월 20일부터 5월 22일까지 방한하기로 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며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개최될 한미 정상회담은 역대 새정부 출범 후 최단기간 내에 개최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 동맹 발전 및 대북 정책 공조와 함께 경제안보, 주요 지역적·국제적 현안 등 폭넓은 사안에 관해 깊이 있는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배 대변인은 "아울러 이를 통해 양국간 포괄적 전략동맹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역사적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한미 양측은 외교경로를 통해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며 인수위원회 차원에서도 만반의 준비를 다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도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달 20∼24일 한국과 일본을 순방한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을 먼저 방문한 뒤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대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 재단 창립자는 전날 윤 당선인을 접견한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첫 아시아 순방 일정을 한국에서 시작하는건 의미가 크다고 했다.

미국 대통령들은 그간 첫 동아시아 순방에서 일본 방문으로 일정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북한의 핵무력 위협이 본격화되는 국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먼저 찾는 것은 문재인 정부에서 약화됐던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고 대북전략에서 한국을 확실한 파트너로 인삭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운전자론’을 내세우며 대북협상의 주도권을 가져가려 했으나, 북한은 철저하게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 직접 대화하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취했다. 그 결과 문재인 정부는 세 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과거 보수정권보다 악화된 대북관계를 형성하고 대(對)중국 저자세 외교를 펼치며 우방인 미국의 신뢰를 잃은 채 임기를 마치게 됐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한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미국과의 협력관계를 다시 강화하고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정상회담에서 어떤 의제가 오를 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대북 정책에 대한 기본 방향 공유 △중국의 확장주의를 견제하기 위한 협력 △자유무역협정(FTA)와 관련한 관세 철폐 범위 확대 등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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