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을 하루 앞둔 9일 성남 서울공항으로 중국 왕치산 국가 부주석을 태운 에어차이나 항공기가 도착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을 하루 앞둔 9일 성남 서울공항으로 중국 왕치산 국가 부주석을 태운 에어차이나 항공기가 도착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식 당일부터 한반도 주변 주요국가와의 외교전에 나선다. 취임식에 축하사절단으로 방한한 각국의 고위 외교사절을 연이어 접견하면서 국제 외교무대에 데뷔하는 셈이다.

특히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잇단 무력 시위로 한반도 정세를 둘러싸고 긴장감이 한층 높아진 상황인 만큼, 새 정부와 미·중·일·러 등 한반도 주변 4강국과의 외교 관계를 어떻게 정립하느냐도 윤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윤 대통령은 10일 오전 취임식을 마친 후 곧바로 축하 사절단을 이끌고 방한한 미국의 ‘세컨드 젠틀맨’인 더글러스 엠호프와 중국의 왕치산 국가 부주석, 일본의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 등을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미·중·일 사절단의 접견 순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으로 ‘세컨드 젠틀맨’인 엠호프 변호사가 9일 사절단을 이끌고 방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한국 대통령 취임식는에 미 국무장관이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했으나, 미국은 이달 말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점을 고려해 ‘백악관 패밀리’라는 상징성을 지닌 인사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한미 양측은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첫 회담을 앞두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하는 왕 부주석은 역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중국 인사 중 최고위급이다. 왕 부주석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오른팔’로 불릴 정도로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거물급이 방문한만큼 왕 부주석이 윤 대통령에게 전할 시진핑 주석의 메시지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도 관심사다. 중국측은 문재인 정권 동안 이어졌던 대(對) 중국 친화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특사로 취임식에 참석하는 하야시 외무상은 지난 2018년 6월 이후 약 4년 만에 한국을 찾는 일본 외교수장이다. 하야시 외무상은 윤 당선인과의 면담에서 기시다 총리의 취임 축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일본 언론에 "한일 간 어려운 문제가 존재하지만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일본에서는 ‘지한파’ 인사로 통하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도 지난 8일 방한해 취임식 전날인 9일 오후 윤 대통령과 미리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서는 별도의 외교사절이 방한하지 않고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한러관계 악화 등이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아만다 밀링 영국 국무상,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 포스탱 아르샹주 투아데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참석한다. 윤 당선인은 이들과 회동하며 본격적인 정상외교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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