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은 가도 文정권 나팔수는 그대로...

5년간 진행된 억지 '언론적폐 청산' 피해 언론인들
편파보도 피해사례 등 수집 당시 경영진 고발키로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8월, 민주당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이 참가한 워크샵에서 배포된 문건. KBS와 MBC 등 공영방송사에 대한 경영진 퇴진 운동 방향이 ‘지령’형식으로 기재돼 있다. /자유언론국민연합 제공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8월, 민주당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이 참가한 워크샵에서 배포된 문건. KBS와 MBC 등 공영방송사에 대한 경영진 퇴진 운동 방향이 ‘지령’형식으로 기재돼 있다. /자유언론국민연합 제공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민주당에 장악된 방송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시민단체와 양심있는 법률가들이 나섰다.

언론자유를 위한 시민사회모임인 ‘자유언론국민연합’은 12일 "민주당 정권 5년간 진행된 방송과 언론장악 시도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며 "이들에게 장악된 언론사에서 피해를 입은 사례를 꾸준히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도 이날 "해당 방송사들의 편파적인 보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소속 기자 및 직원들을 고발주체로 해 당시의 경영진에 대한 고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이 방송사 경영진 고발 근거로 삼은 것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3개월 뒤인 2017년 8월에 작성된 민주당 워크숍 문건이다. 이 워크숍에는 당시 전체 민주당 의원과 당협위원장이 참석했다.

이 워크숍에서 논의된 주요 의제가 ‘언론적폐 청산’이었다. ‘적폐청산’이라는 제목을 걸기는 했지만 워크숍 당시 참석자들에게 배포된 문건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는 사실상 ‘방송장악’이라는 타이틀이 더 어울린다.

본지가 입수한 당시 워크숍 문건에 따르면 민주당은 당시의 언론환경을 ‘이명박근혜 정권에 의해 길들여지고 권언유착으로 청와대 권역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좌우되었던 KBS 및 MBC등 공영방송이 여소야대라는 국회상황을 이용해 자유당(당시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을 등에 업고 우리 당과 정부와 대치’라고 평가했다.

이 문건에서 민주당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반민주·반국민적 언론적폐 상징인 MBC, KBS 사장 및 이사장·이사에 대한 지속적이고 구체적 대응 필요 △언론적폐 청산을 당 ‘적폐청산위원회’ 활동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 △방송사 구성원 및 시민단체, 학계 중심의 사장 퇴진운동 전개 △‘방송통신위원회’ 차원의 대책 강구 등을 언급했고 각 방안별로 세부 실행계획까지 수립했다.

물론 공영방송사의 경영진이 비위행위를 저질렀다면 그에 대한 상응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마땅하다. 하지만 민주당은 여기에서도 이중잣대를 들이댔다. 쉽게 말해 ‘내편 무죄, 니편 유죄’다.

문건에서 민주당은 첫 표적을 MBC로 삼았다. 당시 김장겸 MBC 사장은 그해 초 사장에 선임돼 2년의 임기 중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민주당 정권은 김장겸 사장에 대해 고용노동법 위반 꼬투리를 잡아 억지로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MBC 사장에 오른 인물이 바로 최승호 전 사장이다.

최승호 전 사장은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과거 황우석 교수의 연구부정을 폭로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을 덮고도 남을 실책을 저질렀는데 그것이 바로 이명박 정부 당시의 ‘광우병 조작 방송’이다.

당시 MBC의 시사고발프로그램이었던 ‘PD수첩’의 제작자였던 최 전 사장은 미국 현지의 소 사육 농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교묘하게 편집하고, 영어 번역을 의도적으로 오역해 광우병이 인간에게 감염될 수 있다는 식으로 왜곡보도를 자행했다.

심각한 보도윤리 위반이었지만 오히려 민주당 입장에서는 ‘입맛에 딱 맞는’ 인물이었다. 어쩌면 그런 ‘약점’이 있기에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 입장에서는 더 쥐고 흔들기 쉬운 인물이었을 것이다.

KBS에서는 노조가 동원됐다. 특히 기존에 있던 KBS 1노조가 보수성향의 스탠스를 취하자 여기서 탈퇴한 조합원들이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를 결성했는데, 이 노조원들이 전방위적으로 활동하며 당시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그 뒤를 이어 사장이 된 인물이 양승동 사장이다. 양 사장의 정치적 편파성은 유명하다. 그는 취임한 이후 단 한번도 문재인 정부에 대해 제대로 비판한 적이 없다. 오히려 김제동 등 정치적 편향성을 띤 인물들을 방송에 대거 출연시키며 문재인 정권의 나팔수 역할에 충실했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KBS와 MBC에서 일어난 일을 보면 민주당의 워크숍 문건에서 제시한 시나리오와 정확히 일치한다. 윤석열 정부로 정권은 교체됐지만,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부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시도했던 언론장악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전 국민의 수신료와 세금으로 운영되는 KBS와 MBC등 공영방송사를 최우선 장악목표로 잡고 전방위적인 장악시도를 펼친 끝에 이제 이들 방송사는 공영방송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좌파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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