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로이터=연합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로이터=연합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터키가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74년만에 중립 원칙을 깨고 나토 가입을 추진 중이다. 신규 회원국 가입은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있어야 하므로(나토 규정),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은 터키의 반대로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로이터 통신의 14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이브라힘 칼른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스웨덴·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문을 닫진 않겠지만, 우리는 이 문제를 터키의 국가 안보문제로 본다"고 말했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테러단체의 게스트하우스 같다. 이들의 나토 가입에 긍정적일 수 없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주장이다. "스웨덴 의회엔 쿠르드노동자당(PKK) 같은 테러 단체들이 들어가 있다." PKK는 터키 남동부와 이라크 북부·시리아 북동부 등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무장 조직이다. 터키 정부는 PKK를 최대 안보 위협 세력으로 보고 있지만, 스웨덴과 핀란드는 우호적인 태도를 견지해왔다. 스웨덴 의회엔 쿠르드족 출신 의원 6명이 활동하고 있다.

칼른 대변인은 "PKK가 유럽에서 자금조달을 하며, 특히 스웨덴에서 그 존재감이 강하다", "그들(스웨덴·핀란드)이 자국의 안보를 걱정하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 안보가 걱정"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스웨덴 측과 논의·협상하고자 한다"며 여지는 남겨 둔 상태다. 내년 6월 대선과 총선을 앞둔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국 여론을 자극하기 위해 일부러 PKK 문제를 언급했다, 시리아 난민 위기 때처럼 유럽의 경제 지원을 받아내 최근 심화한 경제난의 돌파구로 삼으려 하는 속셈이다 등의 해석이 나온다. 강한 친러 성향의 헝가리도 스웨덴·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변수다. 최근 러시아산 원유 금수를 골자로 한 EU의 추가 제재 논의가 헝가리의 반대로 균열이 감지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같은날 핀란드 대통령과 통화에서 "러시아는 핀란드 안보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 핀란드의 중립국 지위 포기와 나토가입은 실수"라고 말했다. 이날 0시부터 러시아의 전력공급 회사가 요금 결제 미수를 이유로 핀란드에 대한 전력공급을 중단했다.

한편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근교를 잇는 수도권 열차가 약 한 달 만에 운행을 재개했다. 주요7개국(G7) 외교장관들은 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 지역 등을 편입한 러시아의 새로운 국경선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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